'레이디스 나잇 Rough Night, 2017' 스칼렛 요한슨의 광란의 파티

'레이디스 나잇'은 루시아 애니엘로가 연출한 코미디로, 그녀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작가이자 배우, 그리고 제작자로도 활동 중인 루시아 애니엘로 감독은 극중 제스의 약혼자 피터 역으로 출연한 폴 W. 다운스와 함께 각본을 쓰고 제작에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대학 동창인 제스(스칼렛 요한슨), 앨리스(질리언 벨), 블레어(조 크라비츠), 프랭키(일래너 글레이저)는 제스의 결혼을 계기로 10년 만에 다시 모여 마이애미에서 축하파티를 열기로 한다. 거기에 제스가 호주 유학 시절 알게 된 피파(케이트 맥키넌)까지 합류해 바와 클럽들을 순례하며 광란의 밤을 보낸다.

파티는 숙소로 돌아온 뒤에도 이어지고 친구들은 제스를 위해 스트리퍼를 부른다. 곧 남자 한 명이 숙소로 찾아오지만 앨리스의 실수로 인해 그가 목숨을 잃는 당황스러운 사고가 발생한다. 공황상태에 빠진 다섯 친구들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황당한 소동을 벌이는데.

'레이디스 나잇'은 여성판 '행오버' 시리즈 같은 스타일의 R등급 코미디로, TV 코미디 쇼인 SNL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 영화로 만든 것 같은 작품이다. 성 역할을 전복한 듯한 설정과 페미니즘적인 에피소드가 있지만 해외 평단의 말처럼 유리천장까지 깨뜨리진 못한다.

영화의 의도는 캐릭터와 플롯을 느슨하게 짜고 그 안에서 자유로움을 만들어내고자 한 듯 보이는데 그러한 시도가 성공적이진 않다. 그러나 플롯이 다음 장면을 손쉽게 예측할 수 있는데다 황당하고 말이 안 되지만 생각없이 가볍게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다.

'Rock That Body'라는 제목으로 2015년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레이디스 나잇'의 각본은 여러 제작사들의 경쟁 끝에 소니가 입찰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2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이 영화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4천7백만 달러의 수입에 그쳐 흥행에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극중 소동이 벌어지는 장소는 마이애미로 설정이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허모사비치에서 영화를 촬영했다고 한다. 루시아 애니엘로와 폴 W. 다운스는 뉴욕에 거주하는 두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미드 '브로드 시티'부터 줄곧 함께 작업해왔다고.

'레이디스 나잇'에 대한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부정적 평가가 훨씬 많다. '재미있는 밤을 보냈지만 아침이면 기억나지 않을 것', '이 영화를 보느라 힘든 밤(rough night)을 보냈다', '영화 '배드 맘스'보다 못하다', '우스꽝스러운 페미니즘 영화', '코미디와 스릴러가 충돌해 웃음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지속시킨다', '스칼렛 요한슨은 각본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결말이 제일 황당하다' 등 혹평이 대부분이나 '완벽하진 않아도 재미있다' '이번 여름 가장 저평가된 영화 중 하나' 등의 호평도 있다.

한편 엔드 크레디트 중간에 피파/키위 역의 케이트 맥키넌이 노래를 부르는, 본편보다 더 웃긴 부가 영상이 포함되어 있다. 케이트 맥키넌은 SNL에서 '힐러리 클린튼'의 전담 성대모사와 기대 이상의 노래실력으로 이미 큰 웃음을 주고 있는 배우이자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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