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22, 2017' 환생한 미치엘 휘즈먼과 테레사 팔머

영화 '2:22'는 호주 출신 폴 큐리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더 문', '이퀄스'의 각본가이자 알란 파커 감독의 아들인 나단 파커가 토드 스타인과 공동으로 각본에 참여했다.

뉴욕 JFK 공항에서 유능한 항공 관제사로 일하는 딜런(미치엘 휘즈먼)은 일상에서 패턴을 읽어내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어느 날 30년 전에 사라진 초신성 하밀의 마지막 모습이 관측되는데, 그날 오후 2시 22분 딜런은 신비한 빛에 정신이 팔려 항공기 충돌이라는 참사를 일으킬 뻔한다.

한 달간 정직이라는 징계를 받은 딜런은 매일 오후 2시 22분에 동일한 상황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이상한 현상을 겪는다. 이후 그는 공중발레 공연을 보러 갔다가 운명과도 같은 여인 사라(테레사 팔머)를 만난다.

사라는 문제의 그날 충돌에 이를 뻔했던 두 비행기 중 한 대에 타고 있던 승객이었고, 동갑인 두 사람은 30세가 되는 생일마저 4월 18일로 똑같다는 것을 알고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딜런에게는 오후 2시 22분에 일어나는 일들이 여전히 반복되고, 그는 그 현상의 비밀을 풀기 위해서 애를 쓴다. 그리고 어느 날 딜런은 사라가 일하는 갤러리에서 그녀의 전 남친 조나스(샘 리드)의 미디어아트를 보고 큰 충격을 받는데.

'2:22'는 SF 판타지 스타일의 스릴러로 참신한 아이디어와 설정이 돋보이지만 그에 비해 그것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우연의 일치에만 의존하는 플롯은 정작 설정을 이루는 미스터리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각본상의 내적, 논리적 동기를 설명해주지 않는다.

영화는 흥미로운 미스터리로 시작해 편집증적인 스릴러로 진행되다가 말이 되지 않는 러브 스토리로 끝을 맺는다. 용두사미로 끝나고 마는 이야기가 예산상의 문제인지 아니면 각본상에서 더 나은 방향을 찾지 못해서인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반면에 매끄러운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촬영과 편집 등 만듦새는 모든 면에서 괜찮다. 폴 큐리 감독은 이 영화로 자신의 이름을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에 확실히 각인시켰을 듯한데, 그는 장면 장면을 제법 스릴 있게 만들어낼 줄 안다.

한편 감독은 미국에서 제작비를 전부 조달하지 못해 호주에서 투자를 받아야만 했다고 한다. 영화는 일부 뉴욕 촬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호주 시드니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는데, 미술팀과 CGI를 통해 시드니를 뉴욕으로 재창조했다고.

폴 큐리 감독처럼 역시 호주 출신인 테레사 팔머는 '2:37'(2006)이라는 유사한 제목의 영화에도 출연한 바 있다. 네덜란드 출신의 미치엘 휘즈먼은 '왕좌의 게임'에서 대너리스 타르가옌의 호위무사 다리오 하나리스 역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해외 평단은 '2:22'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오용되었다', '미스터리에 대한 추적 없이 그냥 끔찍한 사랑 이야기로 끝난다', '종잇장처럼 얇은 캐릭터의 깊이', '설정은 그냥 눈속임일 뿐이며 줄거리와 별 관련이 없어 보인다', '로맨스를 강요하는 영화', '기세 좋게 시작하지만 추진력을 너무 빨리 잃어버린다', '사랑이 모든 것을 덮어버린다는 진부함', '캐네스 브래너의 영화 '환생'(1991)과 빌 머레이의 '사랑의 블랙홀'(1993)을 연상케 하지만 그보다는 못하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반면에 팬들은 호평이 더 많았는데 '미스터리는 이해할 수 없지만 즐기기에는 문제가 없었다',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 '혹평들을 믿지 마라. 충분히 볼 만하고 재미있다', '창의적이고 잘 만들었지만 취향을 타는 영화', '걸작은 아니지만 서스펜스가 있고 불완전하지만 근원적인 것에 대한 매혹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을 재밌게 봤다면 이 영화도 재미있을 것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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