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도연맹 俠盜聯盟, The Adventurers, 2017' 유덕화와 서기의 플랜 B

'협도연맹'은 중국과 홍콩의 합작 범죄 액션 영화로, 배우이자 각본가, 그리고 감독으로 다재다능하게 활동해온 풍덕륜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협도연맹'은 오우삼 감독의 연출에 주윤발, 장국영, 종초홍이 주연을 맡았던 '종횡사해'(1991)를 새롭게 각색했는데, 홍콩과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이며 '종횡사해'를 제작하기도 했던 테렌스 창과 감독 풍덕륜, 그리고 주연 배우 유덕화가 공동으로 제작을 맡았다.

악명 높은 세계 최고의 도둑 장단(유덕화)은 5년 전 보석 '숲의 눈'을 훔치는 과정에서 체포되어 프랑스 감옥에 투옥된다. 5년이 지나 출소한 그는 스승인 콩(증지위)의 바람대로 형사 피에르(장 르노)의 감시 아래서도 '운명의 날개'와 '생명줄'을 훔쳐 전설의 보석 목걸이 '가이아'를 복원시켜 넘길 작정이다.

그 중대한 일을 위해 오랜 파트너 보(양우녕)와 새로운 일원 엽홍(서기)이 장단에게 합류한다. 하지만 장단은 보석을 훔치는 것 외에도 자신을 밀고한 진짜 범인을 찾고자 하는데, 콩은 그의 약혼녀였던 엠버(장징추)를 밀고자로 지목한다.

1억5천만 위안(약 250억)의 제작비를 들인 '협도연맹'은 범죄 액션물의 하위 장르인 케이퍼 필름으로, 홍콩영화 '종횡사해'를 '미션 임파서블' 스타일로 리메이크한 중국 블록버스터다.

영화는 풍덕륜 감독의 매끈한 연출이 돋보이지만 플롯을 포함해 많은 장면들이 할리우드의 동일 장르물들을 모방하는 데 그치며, 리메이크라는 한계가 있다 해도 그 자체로서의 독창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무척이나 진부하다. 게다가 비교적 단순한 음모를 풀어가는 메인 플롯에 비해 장단과 피에르, 그리고 엽홍의 백스토리 등 설명만을 위한 서브 플롯이 너무 많아 전개가 늘어지는데, 정작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이끌어가는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를 설명하는 데는 소홀하다.

또 이야기의 전개가 보조적 장치로서만 존재해야 하는 하이테크 장비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면을 보여준다. 특히 거미 로봇의 기능은 거의 만능이어서 플롯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전지전능한 신(우연에 기대는 게으른 해결)과 같은 역할을 한다.

덧붙여 '협도연맹'이 프랜차이즈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분노의 질주' 시리즈 같은 성공적 프랜차이즈가 되기에는 독창성이 부족하고 주인공인 유덕화의 나이도 너무 많다.

해외 평단과 팬들의 '협도연맹'에 대한 반응은 부정적 의견이 앞섰는데 '다양하고 정교한 액션 시퀀스가 좋다', '중국 영화산업의 발전을 보여준다', '장 르노가 훌륭하다' 등의 호평과 함께 '기술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제목과 달리 모험심이 없는 영화', '이야기가 진부하고 음모가 너무 쉽게 예측 가능하다', '액션에 초점을 맞추고 캐릭터에 대한 묘사를 희생시킨다', '하이테크 소품들이 '007',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유사하다', '해외를 배경으로 할리우드 흉내만 낸 허세 가득한 영화' 등의 부정적 반응이 많이 보였다.

한편 '협도연맹'은 중국이나 홍콩이 아닌 프랑스 칸과 체코 프라하에서 촬영을 진행해 시각적 화려함을 보여주는데, 풍덕륜 감독과 서기는 촬영 기간 중에 프라하에서 20여 명의 하객만 참석한 작은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되었다. 둘은 20여 년간 알고 지내다가 지난 4년간의 만남 끝에 결혼에 이르렀다고. '협도연맹'은 전 세계에서 지금까지 3,700만 달러(약 420억)가 넘는 수입을 거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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