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웨이크닝 더 조디악 Awakening the Zodiac, 2017' 아직도 미제 상태인 조디악 킬러 사건

'어웨이크닝 더 조디악'은 캐나다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 연쇄살인범인 조디악 킬러를 소재로 했다. 영국 출신의 조나단 라이트 감독이 연출을 맡고 각본에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미국 버지니아 주의 작은 마을. 가난한 젊은 부부 믹(쉐인 웨스트)과 조이(레슬리 빕)는 낡은 트레일러에서 사는 신세를 못 벗어나고 있다. 이에 믹은 3개월치 월세와 맞먹는 돈을 들여, 전당포를 운영하는 퇴역 군인 출신의 하비(맷 크레이븐)와 함께 보관료가 체납된 창고의 물건들을 사들인다. 뭐든 돈이 될 만한 물건을 건져볼 생각에서다.

그런데 그들이 사들인 물건들에 같이 들어 있던 오래된 8mm 필름에 이른바 조디악 킬러로 불렸던 연쇄살인마의 살인 장면이 담겨 있는 것이 발견된다. 믹과 조이, 그리고 하비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체나 행적이 묘연한 조디악 킬러(스티븐 맥허티)에게 걸린 현상금을 노리고 창고 임차인인 벤(케네스 웰쉬)을 의심해 찾아보기로 하는데.

캐나다의 오타와와 온타리오에서 촬영된 '어웨이크닝 더 조디악'은 공동으로 각본을 쓴 마이크 호리건의 상상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인 릭 마셜이라는 남자가 70년대 샌프란시스코에서 영사기사로 일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범인이 만약 자신의 범행 장면을 촬영해 놓았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한다.

영화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FBI조차 지금까지 그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악명 높은 범죄자를 쫓는다는 설정에서부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별다른 힘이나 능력이 없는 일반인들이 과연 그래도 될까 하는 관객의 불안감은 연약해 보이는 여성인 믹의 아내 조이까지 합류함으로써 더욱 고조된다.

하지만 범인이 아직까지 잡히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허구인 영화의 마지막 결말은 이미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또 흥미로운 설정에 비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진부하고 허술한데다 후반부에 가서야 액션이 나오는 탓에 이런 장르에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해외 평단과 팬들은 '어웨이크닝 더 조디악'에 대해 호불호가 갈렸는데, '진부하지만 서스펜스를 주는 연출의 꽤 멋진 스릴러', '터무니없는 아이디어지만 흥미롭다', '80년대 스릴러 스타일의 진수', '평범한 시나리오지만 영화가 매력적이고 촬영이 좋다' 등의 호평과 함께 '흥미로운 아이디어의 잠재력을 영화가 받쳐주지 못한다', '시나리오에 구멍이 많고 스릴을 찾아볼 수 없다', '과거에 일어난 살인과 현재의 일에 논리적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 '주인공들의 수사가 허술하다', '짜증 나는 싸구려 영화지만 기대가 적다면 실망도 적다', '여전히 살아 있는 희생자들의 가족을 고려한다면 비극적 사건을 오락물로 만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등의 혹평이 있다.

한편 조디악 킬러는 드러난 사건으로만 봤을 때 1968년부터 1969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연쇄살인을 일으킨 범죄자로서 그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조디악이라는 별명은 신문사에 보낸 편지에서 나왔던 영어 알파벳과 여러 가지 기호들이 섞인 암호 때문에 붙은 것으로 4개의 암호 중 3개는 여전히 해독 되지 않았다.

조디악 킬러는 편지에서 스스로 37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는데 수사 당국이 밝혀낸 피해자는 7명(5명 사망, 2명 생존)이다. 이후 그는 갑자기 흔적도 없이 모습을 감추었는데, 그와 관련이 있다고 의심되는 사건들을 전부 포함한다면 범행기간은 1963년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로 늘어난다. 경찰을 조롱하고 신분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19세기 영국의 살인마 '잭 더 리퍼'와도 비교 되는 그는 아직 살아있다고 가정하면 나이가 76세 정도로 추정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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