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펀트: 죽음의 협곡 Serpent, 2017' 금지된 선악과를 따먹은 사라 두몬트

'서펀트: 죽음의 협곡'은 남아프리카공화국 공포 스릴러 영화로, 아만다 에반스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그녀의 장편 데뷔작이다.

사이가 멀어진 남편 아담(톰 앤슬리) 몰래 외도를 저지른 아내 그윈(사라 두몬트). 불륜 상대의 집요한 연락과 자신의 죄의식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그녀는 예정에 없이 아담에게 여행을 떠나자고 요구한다. 딱정벌레 탐구 여행이 잡혀 있던 곤충학자 아담은 그윈을 데리고 동료들보다 먼저 탐사지로 떠난다.

'죽음의 협곡'을 트래킹하던 두 사람은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 푹 빠져 있다가 사전 계획과 다른 곳에서 야영을 한다. 그런데 텐트 입구를 잠시 열어놓은 사이 그 안으로 블랙 맘바라고 부르는 위험한 독사가 들어오고, 물리면 20분 내로 사망에 이를 그 위기의 순간에 아담은 그윈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다.

'서펀트: 죽음의 협곡'은 광활한 자연과 대비되는 좁은 텐트 속에 맹독성 뱀과 함께 갇힌 두 사람의 아이러니한 폐쇄 공포를 그린 스릴러다. 등장인물이 단 두 명뿐인 이 영화는 뱀이 등장하기까지 이야기 전개가 비교적 빠르고 뱀을 발견했을 때는 상당한 서스펜스를 안겨준다.

하지만 이후 뱀과의 사투는 분위기만 잡을 뿐으로, 공간이 좁은데도 뱀의 움직임의 많은 부분을 두 사람과 따로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다 보니 서스펜스가 떨어지고 다소 지루해진다. 또 외도 사실의 발각으로 인한 두 사람의 내적 갈등도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해 서스펜스를 고조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캐릭터의 일관성까지 무너뜨린다.

'서펀트: 죽음의 협곡'에 대한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아만다 에반스 감독은 이 영화가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를 은유하고 극중에서 악함이 뱀, 여자, 남자 순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지만, 평단은 이 작품이 전형적 공포물이지 결혼과 신의에 대해 명상을 시도하는 예술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또 창의성이 돋보이는 몇몇 장면들이 있긴 하지만 뱀과 외도라는 각각의 위협이 주는 서스펜스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팬들도 '줄거리는 단순한데 영화는 길고 지루하다', '풍경과 뱀의 촬영에 많은 시간을 낭비한다', '볼 필요가 없는 영화' 등 대체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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