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 2017' 죽은 뒤 루니 마라의 주위를 맴도는 케이시 애플렉

영화 '고스트 스토리'는 데이빗 로워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판타지 드라마다. 로워리 감독은 '피터와 드래곤'의 제작을 끝내자마자 비밀리에 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제작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는 작품의 실패 가능성을 고려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를 남기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가난한 음악가 C(케이시 애플렉)는 달라스 교외의 작은 집에서 아내 M(루니 마라)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집에 있는 피아노에서 갑자기 소리가 나지만 두 사람은 그 원인을 찾지 못한다. 그 일 이후 M은 이사를 가고 싶어 하지만 C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숨지고 만다.

그런데 죽은 C는 흰 천을 뒤집어쓴 유령의 모습으로 병원에서 깨어난다. 그는 눈앞에 펼쳐진 빛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대신 집으로 되돌아가서 슬퍼하는 아내 M의 모습을 지켜본다. 얼마 뒤 M은 그 집에서 나가기로 결심하고 쪽지에 무언가를 적어 그것을 벽의 틈새에 밀어넣는다.

C가 M이 쓴 쪽지를 꺼내려고 애를 쓰고 있을 때 아이 둘을 둔 싱글맘이 그 집에 이사를 들어온다. 상황을 지켜보던 C는 어느 날 그들 가족이 저녁을 먹고 있을 때 접시들을 마구 집어 던지며 겁을 주고 도로 이사를 나가도록 만드는데.

영화 '고스트 스토리'는 해외 평단으로부터 '특별한 분위기가 입혀진 로워리 감독의 최고작', '시간과 기억, 그리고 영적 연결에 관한 시적인 명상', '모든 것을 설명하진 않지만 영화가 끝나면 활발한 토론을 이끌어내기에는 충분하다'는 등 많은 호평을 받았다.

로워리 감독은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뉴요커' 지에 실린 지진에 관한 기사였다고 말했다. 미국 북서부의 많은 지역이 지진 때문에 사라질 것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믿음이라는 내용이었는데 로워리 감독은 점점 두려움이 쌓이면서 인류의 미래도 어둡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문제들에 대처하는 자신의 방편이었다고.

영화가 내내 1.33:1의 화면 비율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로워리 감독은 두 가지 이유를 설명한다. 하나는 영화의 이야기가 기본적으로 상자 속에 영원히 갇힌 사람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같은 상황이 가져다주는 폐쇄공포증이 좁은 화면 비율로 인해 더욱 증폭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로워리 감독은 흰 천을 뒤집어쓴 유령의 이미지를 좋아한다고 밝혔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 유령의 모습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관객들의 생각과 심정이 투영되는 캔버스로 변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에 유령이 사라지고 흰 천만 남는 장면은 CGI가 아니라 현직 마술사들이 도와준 특수효과를 이용해 찍었다고 한다.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된 이 영화는 롱테이크가 많지만 특히 루니 마라가 패밀리 사이즈의 파이를 먹어치우고 화장실에서 그것을 게우는 장면을 하나의 테이크로 찍어서 화제를 모았다. 'USA투데이'는 이 장면을 보고 나면 파이가 절대 예전같이 보이지 않을 거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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