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호장룡 臥虎藏龍,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2000' 장쯔이를 수제자로 삼고 싶은 주윤발

'와호장룡'은 대만과 할리우드를 오가는 이안 감독이 연출한 무협 액션 영화로, 왕도려가 1930년대에 펴낸 5부작 소설 '학철계열' 시리즈의 4번째 편을 각색한 작품이다.

청조가 혼란에 접어든 19세기. 무당파의 마지막 무사 리무바이(주윤발)는 사부의 죽음을 계기로 강호를 떠나기로 마음먹고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청명검을 수련(양자경)에게 맡긴다.

수련은 리무바이의 부탁에 따라 베이징의 호족 페이러에게 청명검을 전하려 하지만 의문의 자객이 그 검을 훔쳐 달아난다. 수련은 고관 옥대인의 딸 용(장쯔이)을 의심하고 그 의심대로 용은 리무바이의 사부를 죽인 푸른 여우에게서 무공을 전수받았음이 드러나는데.

'와호장룡'은 제73회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무려 10개 부문에 후보에 올라 외국어영화상, 미술상, 음악상, 촬영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와호장룡'은 특히 무협영화로는 유일하게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기도 한데, 그것은 이 영화가 단순한 액션 무비가 아니라 드라마가 풍부한 로맨스 서사시였기에 가능했다. 거기에는 중국, 대만, 미국에 걸쳐 이방인으로 살면서 보편적 관점을 획득한 이안 감독의 연출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안 감독은 이 영화가 무협 이야기인 만큼 영어 대사에 반대하고 중국어 대사를 고집했는데 흥미롭게도 주윤발은 홍콩, 양자경은 말레이시아, 장쯔이는 베이징, 장첸은 대만 출신이어서 각자의 억양이 조금씩 달랐다고.

'와호장룡'은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외국어 영화이자 현재까지도 미국에서 가장 높은 수입을 거둬들인 외국어 영화(약 1억3천만 달러)로 기록되어 있다. 2016년 넷플릭스에서 원화평 감독의 연출로 속편인 '와호장룡-운명의 검'을 제작했으나 전편의 이름값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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