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쿄 구울 東京喰種, Tokyo Ghoul, 2017' 쿠보타 마사타카가 연기한 하이브리드 카네기

영화 '도쿄 구울'은 이시다 스이가 그린 같은 제목의 일본 다크 판타지 만화 시리즈를 하기와라 켄타로 감독이 실사화한 판타지 액션 스릴러로, 그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기도 하다.

세상의 먹이사슬의 정점에는 인간이 있지만 '구울'은 그보다 더 상위에 있는 존재로서 인간을 먹이로 삼는다. 평범한 대학생 카네기(쿠보타 마사타카)는 리즈(아오이 유우)라는 구울의 먹이가 되어 죽을 뻔했으나 다행히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리즈의 장기를 이식 받은 카네기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반인간 반구울의 신세가 된다. 이후 그가 흘러든 곳은 인간과 공존하기를 원하는 일부 구울들의 아지트인 도쿄 20구의 카페 '안테이쿠'다. 카네기는 토카(시미즈 후미카)를 비롯해 그곳에 살고 있는 구울들로부터 구울의 세계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는데.

영화 '도쿄 구울'의 원작은 이시다 스이가 '주간 영 점프'에 2011년부터 연재를 시작했고 2014년부터는 속편을 연재 중인 만화다. 260만 부 이상이 팔린 이 베스트셀러는 라이트 노벨과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그리고 비디오 게임으로도 공개되었다. 실사판도 시리즈를 염두에 둔 듯 만화 스토리에서 약 3분의 2 지점에 해당하는 이야기, 즉 정부조직 CCG의 베테랑 수사관 마도가 죽음을 맞는 부분까지를 다루고 있다.

원작과 비교해볼 때 특정 인물들과 그 역할들을 합친다든지 특정 플롯을 제외하거나 순서를 바꾸기도 했지만 가장 큰 차이는 원작과 다른 지점을 결말로 삼은 까닭에 자연스럽게 스즈키 노부유키와 오오이즈미 요가 연기하는 '아문'과 '마도' 등 수사관들의 입장과 이야기가 추가된 것이다. 하기와라 켄타로 감독은 이 영화가 액션을 버무린 강력한 스토리들이라고 할 수 있는 '라스트 사무라이', '킬 빌 - 1부', '디스트릭트 9' 같은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화 '도쿄 구울'은 원작을 답습하는 것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다. 사실 원작 만화에서도 인간과 구울이 한 세계에 공존한다는 설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지진 못했는데, 영화도 긴 분량의 만화를 압축하다 보니 인간과 구울이 현실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긴장된 분위기를 그리는 데는 마찬가지로 실패했다.

또 액션보다는 드라마를 중심으로 이야기 전개를 가져가지만 드라마는 논리적 인과관계 만들기에만 급급해 정서적 공감은 이끌어내는 데는 역부족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원작 캐릭터들을 흉내내는 정도에 불과하고 CGI 자체의 수준은 차치하더라도 VFX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거나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연출과 기술적 결점들을 보여준다.

영화 '도쿄 구울'은 해외 평단과 팬들로부터 비교적 호평을 받았으나 '구울이 가구네를 사용하는 액션 씬들이 해부학적 설득력이 떨어진다', '상업성에 대한 고려 때문에 상호 대치라는 전형적 스토리로 흘러갔다', 'CG가 엉성하다', '만화 캐릭터와 배우들 사이의 위화감이 크다', '원작 팬들에게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에서부터 '원작을 충실히 실사화했다', '나도 모르게 구울들을 응원하게 된다', '원작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속편이 기다려진다'는 반응 등, 의견들이 엇갈리기도 했다.

한편 원작자인 이시다 스이는 카네키 켄 역에 쿠보타 마사타카를 일순위로 추천했다고 하며, 영화의 음악은 '매트릭스' 3부작의 음악을 담당했던 돈 데이비스가 맡았다. 흥행 성적은 일본 내에서 490만 달러의 수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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