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맨 Hangman, 2017' 교수형 집행인을 뒤쫓는 알 파치노와 칼 어번

'행맨'은 스턴트맨 출신이면서 '벤젠스: 러브 스토리'의 제작자이자 감독인 자니 마틴이 연출과 기획을 맡은 범죄 스릴러 영화다.

영어 단어나 문장을 알아맞히는 아이들의 놀이인 행맨 게임. 그 게임을 단서로 내세우는 살인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자 범죄 프로파일러 루이니 형사(칼 어번)와 그를 취재하던 뉴욕 타임즈의 범죄 담당 기자 크리스티(브리타니 스노우)가 함께 현장으로 조사를 나간다.

두 사람이 첫 번째 범죄 현장에서 발견한 단서 중의 하나는 루이니 형사와 지금은 은퇴한 그의 선배 레이 아처(알 파치노)의 경찰 배지 번호다. 이에 루이니는 아처를 호출하고 두 사람은 함께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일련의 연쇄살인 사건 뒤에는 그들의 과거가 관련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행맨'은 같은 장르의 걸작 '세븐'을 연상케 하지만 완성도와 깊이는 결코 '세븐'을 따라갈 수 없는 영화다. 미스터리는 별다른 복선 없이 오로지 정보의 지연과 누설로만 이루어져 있어 단순하다. 추리 과정도 정교함은 찾아볼 수 없이 도약만 있을 뿐이고 기대할 만한 반전도 없다.

플롯은 이야기를 보완하기에 급급해 인과관계 없이 기계적으로만 배치되어 있고 인물들의 동기도 의아하며 캐릭터의 묘사도 깊이가 얕다. 서투른 설명조의 대사도 거슬린다. 마치 시나리오의 단점이란 단점은 전부 모아놓은 것 같은데 어떻게 영화화가 되었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제목인 '행맨'은 교수형 집행인이라는 뜻으로, 영화 속 '행맨 게임' 단서와 살인 방식에서 가져왔다.

'행맨'에 대한 해외 평단의 반응은 대체로 혹평이 많아서 '자니 마틴은 서스펜스 스릴러에서는 실패했다', '범인의 동기가 어리석다', '무의미한 연쇄 살인 스릴러, 어색하고 설명적인 대사', '비디오 시장으로 직행하는 영화에 알 파치노가 출연한다는 것은 정말 실망스럽다' 등의 평가가 있었다.

팬들은 영화의 시나리오를 극히 낮게 평가하면서 '또 다른 재앙, 98분의 시간 낭비', '전혀 스릴이 없는 영화, 더 무서운 것은 속편에 대한 암시다',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한 명인 알 파치노가 이렇게 가라앉는 것을 보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다', '터무니없는 각본, 무의미한 대사와 장난 같은 편집', ''세븐', '조디악', '본 콜렉터, '양들의 침묵' 같은 작품들에서 이것저것 가져온 영화', '그다지 나쁜 영화는 아니다. 흥미진진하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행맨 게임'은 두 명 이상이 하는 단어 맞히기 놀이다. 한 사람이 종이 위에 교수대를 그린 다음 단어 하나를 떠올리고 그 철자 수만큼 밑줄을 그어놓는다. 그러면 상대방이 철자를 하나씩 추측하는데 철자가 틀리면 교수대에 매달릴 사람 그림을 한 획씩 그려나간다. 철자를 다 맞히기 전에 사람 그림이 완성되면 문제를 내는 쪽이 이긴다. 극중에서 범인이 써놓은 단어 'evictionem'은 'eviction'(퇴거)의 라틴어 단어 'evictio'의 변형으로, 어린 시절 자신의 집에서 쫓겨나야 했던 비참한 처지와 그로 인한 복수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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