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뷰티풀 마인드 A Beautiful Mind, 2001' 정신질환을 이겨낸 천재 수학자 러셀 크로우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199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천재 수학자 존 내쉬의 이야기를 그린 전기 드라마다.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콜롬비아 대학 언론학 교수 실비아 네이사가 1998년에 내놓은 같은 제목의 전기가 바탕이 되었다.

웨스트버지니아 출신으로 카네기공과대학 전액 장학생이던 존 내쉬(러셀 크로우)는 1947년 프린스턴 대학에 발을 내딛는다.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타입은 아니었던 그는 뛰어난 천재성을 발휘해 자신만의 독창적 이론을 세우는 데 몰두한다.

겨우 스물두 살에 박사 학위를 취득한 존 내쉬는 당시 최고의 두뇌집단인 랜드 연구소에서 일을 하며 종종 국방부의 부름을 받아 적대국 소련의 암호를 해독하는 일에 동원된다. 그러던 어느 날 윌리엄 파처(에드 해리스)라는 비밀요원을 통해 맡은 기밀 프로젝트는 그의 목숨을 위태로운 상황으로 몰고 가는데.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제74회 미국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포함해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일 뿐 아니라 정신질환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는 등의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흥행에서도 제작비의 5배가 넘는 3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거둬들였다.

존 내쉬는 1959년 조현병 진단을 받고 MIT 교수직에서 물러났는데 이후 거의 30년 동안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투병 생활을 하다가 차츰 회복되어 연구 활동을 지속했고 교수직 복귀에까지 이르렀다. 극중에도 나오듯이 그의 삶에 가장 큰 힘이 된 인물은 역시 그의 아내인 알리샤 내쉬로, 두 사람은 1963년에 이혼했으나 계속 관계를 이어갔고 2001년에 재결합을 했다.

영화가 공개되었을 때 소감을 묻는 질문에 존 내쉬는 '썩 마음에 들긴 하지만 그 인물은 내가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는 극적인 전개를 위해 실제와 다르게 그린 부분이 있는데 예를 들면 극중에서 존 내쉬는 담배를 피우지만 실제로는 담배를 혐오했다고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존 내쉬가 겪었던 망상 부분으로, 그의 망상은 소리에서 오는 것이었고 눈으로 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극중에서 룸메이트 찰스나 그의 조카 마시, 그리고 비밀요원 파처를 망상으로 보는 것은 각색이다. 마시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을 보면 존과 찰스가 얘기를 나누는 동안 그녀가 비둘기들 사이를 휘젓고 다니는데도 비둘기들이 날아가지도 아랑곳하지도 않는 것은 그녀가 곧 존 내쉬의 망상임을 보여주는 디테일이다.

존 내쉬의 실제 모습을 반영한 장면도 있다. 러셀 크로우는 세트장으로 찾아온 존 내쉬를 만나 그가 손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그것을 연기에 반영했다고 한다. 또 극중에서 노벨상 지명 소식을 들은 존 내쉬가 식당에서 찻잔을 앞에 두고 한참을 생각하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그는 러셀 크로우를 만났을 때 차와 커피 중 무엇을 마실지를 두고 15분이나 생각을 했다고.

2001년에 공개된 이 영화의 극중 마지막 자막에는 존 내쉬가 여전히 수학과를 지키고 있다고 나오지만 안타깝게도 존과 알리샤는 2015년 택시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로 그 자리에서 함께 숨을 거두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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