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엠프티 핸즈 空手道, The Empty Hands, 2017' 두문택과 등려흔의 '공수도, 2017'

'더 엠프티 핸즈' 혹은 '공수도'는 홍콩 액션 드라마로, 배우인 두문택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공동 각본과 공동 제작, 그리고 무술감독까지 맡은 두문택은 극중에서 진강 역을 연기하기도 했다.

홍콩에서 공수도 사범으로 일하던 아버지 아키라(구라타 야스아키)가 지병으로 세상을 뜨자 그와의 불화 때문에 어려서부터 공수도 수련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마음대로 세상을 살아온 딸 마리(등려흔)는 남겨진 도장을 하숙집으로 바꾸려 한다.

그러나 마리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도장의 지분을 49퍼센트만 남기고 나머지 51퍼센트는 제자 진강(두문택)에게 남겼다는 뜻밖의 사실에 분노한다. 진강은 그런 마리에게 만일 격투기 대회에 나가 이기진 못하더라도 단 한 회만 서서 버텨내면 자신의 지분을 내주겠다고 제안하는데.

'더 엠프티 핸즈' 혹은 '공수도'는 주인공이 삶의 갈림길에서 자신이 성숙해지는 길을 택하고 결국 화해와 용서에 이르게 된다는 진부하고 단순한 이야기다. 영화는 플롯이 단순하고 예측이 쉬운데다 캐릭터를 설명하는 서브플롯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는데, 느린 페이스의 올드한 연출이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다소 단조롭고 지루하게 만든다.

특히 플래시백과 정서적 여파를 드러내는 등의 몽타주 시퀀스는 매끄럽지도 않고 과다한 편이어서 극의 페이스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몽타주 시퀀스로 이루어진 결말 역시 예술적 의미의 열린 결말이라기보다는 급작스러운 끝맺음에 가깝다.

두문택 감독은 이 영화를 위해 등려흔과 함께 수개월 동안 공수도와 무에타이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등려흔은 기존의 허술한 로맨스 코미디물에서 벗어나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영화 촬영이 끝난 뒤에도 무예 수련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키라가 죽고 나서도 도장을 지키는 제자 '짖지 않는 개' 역의 구금당은 홍콩 공수도 대회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검은 띠의 유단자로서 배우이자 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더 엠프티 핸즈'에 대한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인데, '의도적으로 괴상하게 만든 드라마에서 아이돌 가수이자 배우인 등려흔이 훌륭한 연기를 보였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스가타 산시로'(1943)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 영향을 받은 작품', '지나치게 단순하고 깊이가 없는 이야기', '이야기의 비율이 조금 불균형하지만 촬영은 매우 좋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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