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 2016' 케이시 애플렉의 치유할 수 없는 슬픔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케네스 로너건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영화다. 원래 맷 데이먼과 존 크래신스키가 '과거에 아픔을 겪은 남자가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 겪는 이야기'라는 아이디어를 들고 찾아갔을 때 케네스 로너건 감독은 각본만 쓸 생각이었으나 연출을 맡기로 한 맷 데이먼이 스케줄 때문에 제작만 담당하기로 하면서 역할이 조정되었다.

보스턴에서 건물관리인으로 일하며 홀로 사는 리(케이시 애플렉)는 전부터 병이 있었던 형 조(카일 챈들러)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인 맨체스터로 급히 향한다. 하지만 그가 도착하기 전에 조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리는 조가 남긴 고장난 배를 팔려고 하지만 아직 십대인 조카 패트릭(루카스 헤지스)은 절대 팔 수 없다고 삼촌에게 맞선다. 그러던 중 조의 변호사를 찾아간 리는 조가 유언장에서 패트릭의 법적 후견인으로 동생인 자신을 지명했음을 알게 된다.

조가 패트릭의 후견인으로 리를 선택한 것은 그를 고향인 맨체스터로 불러내어 세상과 동떨어진 삶에서 벗어나기를 바란 결과였다. 하지만 리는 과거에 자신이 저질렀던 끔찍한 실수를 또 한 번 떠올리며 자신은 그곳에서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참담한 상실과 그에 따른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주인공에 관한 드라마다. 주인공 리가 저지른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어마어마한 결과를 낳았지만 극중 경찰관의 말처럼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저지르며 살아가기에 리가 느끼는 슬픔과 괴로움은 보편성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이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케이시 애플렉과 미셸 윌리엄스 등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케네스 로너건 감독의 절제된 연출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인물들을 만들어낸 덕분이기도 하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제89회 미국 아카데미상 각본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2016년 최고의 영화 10편'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아마존)를 통해 배급하는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영화의 제목인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매사추세츠 주 북부 해안에 위치한 작은 마을의 이름이다. 원래 이름은 그냥 맨체스터였으나 1989년 이후에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바뀌었다고 한다. 영화의 중요한 공간적 배경인 이 마을은 극중에서는 주로 육체노동자들이 살고 있는 음울한 느낌의 어촌처럼 그려졌으나 실제로는 상류계급이 많이 사는 부유한 동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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