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일요일의 병 La enfermedad del domingo, Sunday’s Illness, 2018' 두 모녀가 함께한 열흘

영화 '일요일의 병'은 스페인 출신의 라몬 살라사르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필름이다. 2018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스페셜 부문 초청작.

사교계의 유명인으로 부유하게 살고 있는 노년의 아나벨(수지 산체스). 그녀가 자선 행사를 위한 마련한 만찬에서 접대를 맡은 직원들 중 한 여성이 눈에 띈다. 모임이 끝난 뒤 아나벨이 이내 알아본 그 여성의 정체는 자신이 수십 년 전에 버리고 떠났던 친딸 키아라(바바라 레니)다.

키아라는 아나벨을 따로 만난 자리에서 딱 열흘 동안만 자신과 함께 지내자고 부탁한다. 아나벨은 고민 끝에 현재의 남편과 딸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키아라를 따라 그녀가 지내는 외딴 산장으로 향한다.

키아라는 아버지 마티외는 이미 죽어서 마을 묘지에 묻혔다고 얘기하고 아나벨과 지내는 동안 때로는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때로는 분노에 찬 행동을 보인다. 하지만 키아라가 마침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털어놓았을 때 아나벨은 마음 깊은 곳에서 파문을 느낀다.

'일요일의 병'은 철저히 계산된 미니멀한 스타일로 엄마와 딸의 관계를 따라가는 드라마다. 많지 않은 대사는 지나치게 설명하는 법이 없고 인물들은 행동으로 말한다. 삶과 고통, 사랑과 상실을 얘기하는 이 영화는 해외 평단과 팬들의 많은 호평을 받았다.

'2018년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참된 발견', '느리지만 강렬한 전개는 마음을 사로잡는다', '부족함이 없는 걸작',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없어 안타깝다'는 등의 평가를 들은 이 영화는 주연 배우 바바라 레니와 수지 산체스의 연기도 빠지지 않고 칭찬을 받았다. 바바라 레니는 '인비저블 게스트'로, 수지 산체스는 '줄리에타'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배우들이다.

라몬 살라사르 감독은 자식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어머니들의 증언을 담은 한 이스라엘 작가의 책을 읽고 이 영화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배우 수지 산체스와 다시 한번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동기였다고 밝혔다.

또 살라사르 감독에 따르면 촬영 당시 이 영화의 결말은 상당한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으나 많은 관객들은 그것을 어두운 결말이 아니라 안도감을 주는 엔딩으로 받아들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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