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그리스도의 날 Ave Mater, Vilsen 2016' 길을 잃은 장르 믹스

'적 그리스도의 날'은 스웨덴 스릴러 영화로, 라스무스 터지티스 감독의 데뷔작이다. 라스무스 터지티스는 주연을 맡은 고란 소그렌과 함께 제작자로도 참여했다.

스웨덴 예테보리. 여성들이 양손에 못이 박히고 등에는 칼로 표식이 새겨진 채 살해되는 엽기적 범행이 연달아 일어난다. 하지만 고란 형사(고란 소그렌)가 이끄는 경찰 팀은 사건에 관한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한다.

그 무렵 가브리엘라(알렉산드라 제테르베리)라는 의문의 여자 목사가 찾아와 사건의 배후에는 적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광신도 단체가 있음을 알린다. 한편, 고란 형사는 가정이 파탄 나 아내 그리고 어린 아들과 결별한 채 지내는데, 아들의 담당 여선생인 시리(요한나 이다)와 가까워진다.

기획에만 7년, 제작에 3년이 걸렸다는 '적 그리스도의 날'은 스웨덴 최초로 핸드 헬드 DSLR로 촬영했다. 이 작품은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초자연적 요소가 섞인 사건이 벌어지는 미스터리 호러 스릴러물이지만 '세븐'을 비롯한 기존의 여러 작품을 기계적으로 흉내내는 것에 그친다.

영화는 고란 형사와 가브리엘라, 두 사람의 플롯이 함께 진행되는 형식인데, 캐릭터와 백스토리 구축이 효율적이지 못해서 이야기의 페이스만 느슨하게 만들어 버린다. 후반에 가서 반전이 드러나지만 앞선 복선이 없이 단순히 정보를 지연한 것 뿐이어서 관객의 뒤통수를 후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또 결말에 이르러서는 장르가 스릴러에서 호러로 바뀌는데, 초자연적이고 고딕 호러적인 요소에 대한 논리적인 이유나 아무런 설명이 없이 넘어가 버리는 점은 넷플릭스에서 최근에 공개한 오리지널 필름 '복수의 사도'를 연상시킨다. 

한편 '적 그리스도의 날'은 할리우드 국제 영화제(2017), 런던 독립 영화상(2017), 캐나다 세계 국제 영화제(2017) 등에서 연기와 각본 부문에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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