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UFO, 2018' 외계 지성체와 조우하는 사려 깊은 재미

영화 'UFO'는 SF 스릴러 드라마로, 작가이자 감독인 라이언 에슬링어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라이언 에슬링어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인 이 영화는 2006년 11월 7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나타났던 실제 UFO 목격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신시내티 공항 상공에 미확인 비행물체가 나타나고 언론이 이를 보도하지만 정부는 그 사실을 부인한다. 유년기에 UFO를 목격한 바 있는 신시내티 대학의 천재적인 대학생 데릭(알렉스 샤프)은 공항에서 사람들이 본 것이 UFO라고 확신한다.

데릭은 여자친구 나탈리(엘라 퍼넬), 룸메이트 리(벤자민 비티)의 도움으로 UFO에서 보내온 신호를 해독하고 FBI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추적해 나간다. 처음엔 데릭의 열정을 치기로 여겼던 헨드릭스 교수(질리언 앤더슨)도 그의 생각이 옳았음을 깨닫고 도와준다. 결국 데릭은 정부의 UFO 조사 담당자인 FBI 특수요원 아흘스(데이빗 스트라탄)와 만나게 되는데.

영화 'UFO'는 여러모로 '콘택트'(Contact, 1997)'와 '컨택트'(Arrival, 2016)를 연상시킨다. 외계 지성체가 보낸 신호를 해독하려는 주인공 데릭의 열정과 행로는 '콘택트'의 엘리와 닮아있다. 또 외계 지성체를 찾기 위한 SETI의 사례도 중요한 모티프 중의 하나로 등장하는데, 그 역시 1974년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가 작성하고 '콘택트'의 원작자인 칼 세이건의 도움을 받아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으로 우주를 향해 최초로 메세지를 쏘아보낸 것이다.

반면 외계 지성체와의 소통이라는 문제에서는 '컨택트'의 특정한 외계 언어와는 반대로 수학이라는 보편적 언어를 등장시킨다. 라이언 에슬링어 감독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세 구조 상수'가 오헤어 UFO 목격 사건 때 실제로 논의되었음을 기밀 문서를 통해 확인하기도 했다고 한다.

B급의 저예산 독립영화인 'UFO'는 화려한 특수 시각효과와 액션씬은 없지만 앞서 언급한 할리우드 주류 영화에 뒤지지 않는 완성도와 독창성을 보여준다. 플롯이 전형성을 띠면서 다소 구멍이 있고 캐릭터의 동기도 약한 면이 없지 않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식과 정서는 잘 살리고 있다.

또 영화 속에 등장하는 수학적 개념들을 일반인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지만 라이언 에슬링어 감독은 이야기의 진행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능숙한 연결과 집중력 있는 연출을 보여준다. '엑스 파일' 시리즈의 아이콘인 스컬리 역의 질리언 앤더슨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덤이다.

그리고 라이언 에슬링어 감독이 데릭을 통해 던지는, 인류가 직면한 세 가지 질문, 즉 '신은 존재하는가?', '우리가 죽은 뒤에는 어떻게 되는가?', '우주에는 우리뿐인가?'와 같은 영화 속 대화들은 철학적이고 심오한 지적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도 대부분 호평이 많은데, 다소 호불호가 갈리고 지루할 수도 있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는 차별화 되어 SF 팬들의 욕구를 채워주면서 상쾌한 결말이 있는, 볼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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