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틸 앨리스 Still Alice', 그녀는 여전히 앨리스다

영화 '스틸 앨리스'는 하버드대 신경학 박사 리사 제노바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리처드 글랫저와 워시 웨스트모어랜드가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특히 리처드 글랫저 감독은 루게릭병과 싸우며 이 작품을 만들었고 영화는 그의 유작으로 남았다.

앨리스 역을 맡은 줄리안 무어는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며 이 작품으로 제87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제72회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등 무려 30여 개에 달하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콜롬비아 대학교의 유명 언어학 교수인 앨리스는 자상한 남편과 사랑스러운 자식들을 둔 행복한 가정의 엄마이기도 하다. 하지만 앨리스는 어느 날 갑자기 희귀한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앓기 시작한다.

자신이 진행하는 강의도 엉망이 되고 하나둘씩 기억도 잃어가게 되자 앨리스는 가족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앨리스는 두렵고 어렵지만 병으로 인해 변해가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앨리스는 과연 슬픔과 절망 속에서도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들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고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까?

'스틸 앨리스'는 줄리안 무어를 비롯해 크리스틴 스튜어트, 알렉 볼드윈, 케이트 보스워스 등 조연진의 연기도 아주 뛰어나지만 앨리스의 시점에서 알츠하이머로 인해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을 잘 그려낸 연출도 매우 훌륭하다.

특히 앨리스가 자신이 늘 달리던 조깅 코스를 낯설게 느끼는 씬에서 앨리스 이외의 배경을 포커스 아웃한 장면은 알츠하이머 환자가 느끼는 당혹감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아주 효과적으로 잘 표현한 명장면이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을 보면 수많은 의사와 연구자들, 그리고 연구소와 병원들이 이 영화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스틸 앨리스'는 철저한 고증만큼이나 알츠하이머 환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따뜻하고 깊이 있는 접근을 보여주는 수작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앨리스가 이상하고 무능력해 보이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모습은 그들의 진짜 모습이 아니며 병이 그 원인일 뿐이라고 말하는 알츠하이머협회 연설 장면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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