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 미국 우주개발계획의 숨은 공신들

'히든 피겨스'는 데오도르 멜피 감독이 연출한 실화 영화다. 원작은 마고 리 셰털리가 쓴 같은 제목의 첫 번째 논픽션으로, 그녀가 책을 쓰고 있을 때 이미 영화화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영화의 내용은 '우주개발경쟁의 승리를 도운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원작의 부제가 잘 압축하고 있다. 1961년 미국 버지니아주 햄프턴에 있는 랭리 리서치 센터. 본사 다음으로 오래된 나사의 핵심 연구소인 그곳에 흑인 여성 캐서린(타라지 P. 헨슨)과 도로시(옥타비아 스펜서), 그리고 메리(자넬 모네)가 근무하고 있다.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 성공에 자극 받은 미국은 우주개발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우주비행사들을 지구 밖으로 보내려 한다. 이를 위해 알(케빈 코스트너)이 이끄는 팀에 수학자인 캐서린이 참여하게 되고 세 흑인 여성은 당시의 흑백차별적 문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머큐리 계획 등의 성공에 숨은 공신으로 활약한다.

'히든 피겨스'는 전미비평가협회가 뽑은 2016년 최고의 영화 10편에 이름을 올리는 등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흥행에서도 제작비 2,500만 달러의 5배가 넘는 1억3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어찌 보면 뻔하고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영화는 현재 제89회 미국 아카데미상 3개 부문(작품상, 각색상, 여우조연상)에 후보로 올라 있다.

원작자인 마고 리 셰털리는 그 자신이 버지니아 주 햄프턴에서 태어난 흑인 여성으로, 그의 아버지 역시 랭리 리서치 센터에서 일한 과학자였다. 그래서 나사에서 일하는 이웃 흑인 가족들과 잘 알고 지낸 것이 원작 논픽션을 쓰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 제목에 있는 '피겨(figure)'라는 단어는 흔히 '수치'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인물'이라는 뜻도 있다. 그래서 제목은 '숨은 수치들'과 '숨은 인물들'이라는 중의적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극중에서 캐서린이 처음에는 흑인 전용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했다는 등의 인종차별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실화와 다른 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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