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23 아이덴티티'에서 암시한 '언브레이커블'의 속편(스포일러 주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연출한 '23 아이덴티티'가 현재까지 2억2천만 달러가 넘는 수입(제작비는 9백만 달러)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함에 따라 벌써부터 그의 차기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23 아이덴티티'에는 이미 차기작에 관한 단서가 심어져 있었다.

'23 아이덴티티'는 결말 부분에 브루스 윌리스가 깜짝 등장한다. 브루스 윌리스가 연기하는 인물은 데이빗 던이라는 남자로, 그는 샤말란 감독의 2000년작 '언브레이커블'의 주인공이다. 그렇다면 데이비드 던이 왜 이 영화에 등장했을까?

샤말란 감독은 지난 2월 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음 작품을 위한 11쪽짜리 아웃라인을 완성했다며 그것이 무슨 영화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23 아이덴티티'를 봤다면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의 암시를 했다.

즉, 샤말란 감독은 데이빗 던이 등장하는 영화, 말하자면 '언브레이커블'의 속편을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것이다. 그렇다면 '언브레이커블'의 속편과 '23 아이덴티티'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샤말란 감독이 트위터 멘션 이후에 조금씩 밝힌 내용을 종합해보면 '언브레이커블'의 속편은 '언브레이커블'과 '23 아이덴티티'의 뒤를 동시에 잇는 작품이다. 말하자면 이 세 편이 3부작이 되는 셈인데 샤말란 감독은 '3번째 영화'라고 표현했다.

'23 아이덴티티'는 케빈이 사라지면서 결말이 완결되지 않는데 '언브레이커블'도 데이빗 던이 슈퍼 히어로로 거듭나는 데까지만 보여주는 미완의 플롯이었다.

'언브레이커블'이 세상에 나왔을 당시는 지금처럼 슈퍼 히어로물이 유행하지 않았을 때였다. 만약 '언브레이커블'이 지금 나왔더라면 난무하는 슈퍼 히어로물들 중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시대를 앞서간 영화라 할 수 있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도 작금의 상황을 보고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였을까. 그래서 '23 아이덴티티'를 '언브레이커블'을 재생산하는 프로젝트로 삼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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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3번째 영화'는 '언브레이커블'의 데이빗 던과 '23 아이덴티티'의 케빈 사이에 벌어지는 대결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케빈의 뒤에 '언브레이커블'의 빌런 엘리야 프라이스가 있을 수도 있다. '언브레이커블'에서 데이빗과 엘리야는 서로에게 존재 이유였기 때문이다.

샤말란 감독은 마블 유니버스나 DC 유니버스처럼 자신의 영화들로 하나의 유니버스를 구축하려는 야심을 가진 듯 보이기도 하는데 어쨌든 '3번째 영화'는 코믹북 원작의 히어로물 같은 영화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샤말란 감독은 인기 미드 '기묘한 이야기'의 연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기묘한 이야기'를 제작한 더퍼 형제는 샤말란 감독이 제작한 미드 '웨이워드 파인즈'에서 작가로 참여한 인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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