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그네이션 Indignation, 2016' 로건 레먼의 슬픈 분노

'인디그네이션'은 '아이스 스톰', '와호장룡', '색, 계' 등의 각본을 쓴 각본가이자 제작자 출신인 제임스 샤머스의 감독 데뷔작으로, 미국의 거장 작가 필립 로스가 2008년에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1951년 미국 뉴저지. 유태계 미국인 가정의 마르쿠스(로건 레먼)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코셔 정육점에서 일한다. 그런데 한국전쟁에 참전한 사촌들이 잇달아 전사하자 걱정 때문에 그에게 집착하는 아버지를 벗어나 집에서 멀리 떨어진 오하이오의 와인즈버그 대학에 입학한다.

그러나 종교적으로 엄숙한 분위기를 띠는 학교와 다소 독선적인 코드웰 학장과의 논쟁은 무신론자인 마르쿠스를 또다시 답답하게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던 그는 올리비아(사라 가돈)에게 한눈에 반해 룸메이트의 차를 빌려 데이트를 한다. 하지만 올리비아의 대담한 행동은 그를 당황하게 만드는데.

'인디그네이션'은 1950년대 보수적인 미국 사회의 억압적 분위기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한 대학생의 치기 어린 분노를 담은 문학적인 드라마 작품이다. 영화는 청춘 시절의 이야기답게 감성적인 연출이 돋보이지만 로맨스와 사회비판적 분위기를 담은 드라마 사이에서 다소 길을 잃은 듯하고 플롯의 시간적 배분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원작 소설 '인디그네이션'은 필립 로스의 29번째 소설로, 유대계 출신인 그의 대학 시절 자전적인 경험이 녹아 있는 작품으로 '와인즈버그 대학교'는 실제 존재했던 학교가 아닌 작가 셔우드 앤더슨의 단편 소설 '와인즈버그 오하이오'에 대한 오마주라고.

해외 평단은 당시 미국 사회의 전쟁, 종교, 억압과 심리적 장애를 은유하는 뛰어난 작품으로 평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었고 관객들도 대부분 영화를 호평하면서 특히 로건 레먼의 연기를 칭찬하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로 유대계 미국인인 로건 레먼은 삶과 종교에 대해 자신이 연기한 마르쿠스와 동일한 의문을 품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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