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패터슨 Paterson, 2016' 시인 아담 드라이버의 초상

영화 '패터슨'은 짐 자무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그의 13번째 장편영화다. 극중 역할을 위해 버스 운전 면허증까지 취득한 아담 드라이버는 이 영화로 제42회 LA비평가협회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패터슨은 미국 뉴저지 주 북동부에 있는 도시다. 이 도시는 미국 작가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가 펴낸 5권짜리 시집 '패터슨'의 배경이기도 하다. 영화의 주인공 패터슨(아담 드라이버)은 이 도시에 산다. 그리고 그는 버스 기사이자 시인이다.

패터슨은 아침 일찍 일어나 여자친구 로라(골쉬프테 파라하니)를 깨우고 출근한다. 점심 때는 폭포 앞에서 로라가 싸준 도시락을 먹는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애견 마빈을 데리고 산책을 나간다. 바에 들러 맥주를 딱 한 잔만 마시는 것도 빠지지 않는 일과다. 그리고 이런 일상이 매일 반복되는 가운데 그는 짬짬이 시를 쓴다.

영화 '패터슨'은 많은 해외 평론가들이 2016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으며 호평했다. 한 매체는 이 영화가 단순하지만 느리거나 지나치게 사색적이지 않으며 패터슨의 일상을 그냥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일상에 동참하게 만드는 리얼함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매체는 '패터슨'이 문제가 아니라 삶을 드라마로 만들어 일상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고 풀이했다.

또한 반복되는 일상과 그 속에 조금씩 다른 에피소드들이 들어가는 영화의 형식은 운율과 변주라는 시의 형태와 닮아 있다. 그리고 극중에 계속 등장하는 쌍둥이들은 주인공 패터슨이 아내 로라와의 관계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스스로도 시를 쓴다는 짐 자무쉬 감독은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시를 좋아해서 20여 년 전에 패터슨 시에 갔었다고 한다. 또 주인공 패터슨이 휴대전화를 쓰지 않는 것처럼 그도 노트북이나 이메일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극중에서 패터슨이 쓰는 시는 짐 자무쉬 감독이 현시대에 가장 좋아하는 시인 론 패지트가 쓴 것으로, 그가 기존에 쓴 시 4편과 새로 쓴 시 3편이 영화에 쓰였다.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시의 '물고기' 구절은 빙 크로스비가 부른 노래 'Swinging on a Star'의 한 구절을 가져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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