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신드롬 Berlin Syndrome, 2017' 테레사 팔머를 감금한 막스 리멜트

'베를린 신드롬'은 호주 작가 멜라니 주스텐이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케이트 쇼트랜드가 각본과 연출을 맡아 스크린에 옮긴 심리 스릴러 영화다.

동독의 건축양식을 좋아해 호주의 브리즈번에서 휴가차 베를린에 온 클레어(테레사 팔머)는 어느 서점 앞에서 우연히 독일인 체육교사 앤디(막스 리멜트)를 만난다. 앤디에게 호감을 느낀 클레어는 헤어진 후에도 그를 잊지 못하고 다음 날 드레스덴으로 떠나려던 계획을 취소한다. 그리고 다시 서점에 들러 앤디를 찾아낸다.

앤디를 따라 그의 집으로 간 클레어는 그가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지 않은 공동주택 안에 홀로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문이 밖에서만 잠기는 것을 본 클레어는 처음에 앤디가 외출하면서 열쇠를 두고 가는 것을 잊었다고 생각하지만 다음 날에도 그가 열쇠를 주지 않고 외출하자 자신이 감금되었음을 깨닫는다.

'베를린 신드롬'은 이야기의 전개가 느리지만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보다는 인물들의 심리와 감정의 디테일에 집중해 긴장감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밀도 있는 연출은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그리고 촬영과 조명, 편집도 훌륭하다. 해피엔딩이자 열린 결말은 쌓아나간 긴장감에 비해 그 해결방식이 다소 허무할 수도 있지만 논리적으로는 충분한 설득력을 준다. 다만 관객의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베를린 신드롬'에 대한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한 평론가는 '베를린 신드롬'이 '미저리'와 '호스텔'을 합쳐놓은 듯하다고 말하고 일부 팬들은 여성을 수집하려는 이상심리의 나비 수집가 이야기를 그린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수집가'(The Collector, 1965)와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은 여주인공이 도덕적으로 비난 받지 않는 점이나 납치가 막무가내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슷한 내용의 다른 영화들과 차이가 있다며 이 영화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제작자인 폴리 스타니포드도 이 영화가 단순히 여성 피해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벗어나기 어려운 관계에 관한 은유라는 의견을 내놓았는데 영화제 때 한 남자가 찾아와 자신의 친구가 독일 함부르크에서 3일간 감금되는 똑같은 일을 겪었다는 증언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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