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 Power Rangers, 2017' 파워 레인저의 또 다른 시작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은 '파워 레인저'(Mighty Morphin Power Rangers: The Movie, 1995)를 리부트한 작품으로, 남아공 출신의 감독 딘 이스라엘리트가 연출한 SF 액션물이다. 딘 이스라엘리트 감독의 전작으로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SF 영화 '백 투 더 비기닝'이 있다.

6,500만 년 전 신생대의 지구. 정체불명의 외계비행선이 추락하고 부상을 입은 레드 레인저 조던(브라이언 크랜스톤)이 다른 레인저들이 죽었을을 알고 파워 코인을 땅에 묻는다. 그 순간 지구의 지오 크리스탈을 차지해 우주를 정복하려는 그린 레인저 리타 리펄사(엘리자베스 뱅크스)가 나타나지만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조던은 화염 속으로, 리타는 바다 속 깊은 곳으로 사라진다.

시간이 흘러 현재의 엔젤 그로브 마을. 저마다 나름의 문제를 안고 있는 십대들인 제이슨(데이커 몽고메리), 킴벌리(나오미 스콧), 빌리(RJ 사일러), 트리니(베키 지), 잭(루디 린)이 광산에 묻혀 있던 파워 코인을 발견해 그것을 나눠 가진 뒤 초인적 능력을 얻게 된다.

다시 모인 그들은 계곡의 비밀 호수 밑 땅 속 깊숙한 곳에 있던 외계 비행선을 발견한다. 그 안에는 컴퓨터에 의식을 저장해 데이터 형태로만 남은 조던과 안드로이드 알파 5(빌 헤이더)가 있어 그들이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해 선택된 파워 레인저들임을 알려준다.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은 TV 시리즈인 원작 '마이티 모핀 파워레인저'(1993)의 극장판을 리부트해 20년 만에 극장에서 공개한 '파워 레인저' 영화다. 그리고 '파워 레인저 - 다이노썬더 미국판'(Power Rangers DinoThunder, 2003)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파워 레인저'는 원래 일본 토에이에서 1975년부터 제작한 특촬물 '슈퍼 전대 시리즈'를 미국에서 리메이크한 시리즈다. '파워 레인저'의 크리에이터로 알려진 헤임 사반은 자신이 설립한 사반 엔터프라이즈에서 1993년 '마이티 모핀 파워레인저'를 시작으로 스핀오프 시리즈를 포함해 회사가 월트 디즈니에 매각된 이후 2017년인 지금까지도 '파워 레인저' TV 시리즈를 제작 방영 중이다.

러닝타임이 124분에 이르는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은 국내 제목에 걸맞게 파워레인저들의 시작을 충실하게 보여준다. 감독은 시리즈의 설정에 해당하는 이 영화에서 개연성 있는 스토리와 인물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액션보다는 긴 드라마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영화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말부에 집중되어 있는 액션은 '트랜스포머' 시리즈나 '퍼시픽 림' 같은 영화들에 비해 독창성이나 파괴력 있는 규모를 선보이지 못하지만 원작 시리즈의 만화적 분위기를 재현하는 데는 성공한 듯하다. 제작진이 속편을 6~7편 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니 가공할 만한 액션은 후속편에서 기대해야 할 것 같다.

1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들인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은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으로 흥행에 실패했고 비평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해외 평단은 드라마와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지만 액션은 기대 이하라고 평했고, 팬들은 원작과 거리가 있고 이야기 진행도 지루하다고 비판하면서 최악의 리부트라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틴에이저 '파워레인져스' 역할을 맡은 데이커 몽고메리, 나오미 스콧, RJ 사일러, 베키 지, 루디 린은 TV 시리즈와 극장판이 만들어진 무렵인 1993년과 1995년 사이에 태어났다고 한다.

또 '파워레인저' 시리즈 중 처음으로 성적 소수자가 레인저로 등장하는데, 그 주인공은 옐로 레인저인 트리니다. 조던 역의 브라이언 크랜스턴은 TV 시리즈 '마이티 모핀 파워 레인저'의 두 에피소드에서 괴물인 '트윈만'과 '스니자드'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바 있다.

엔드 크레디트에는 후속편에서 여성이 맡을 그린 레인저인 토미 올리버를 예고하는 쿠키 영상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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