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바 El bar, The Bar, 2016' 마드리드의 바에 갇힌 블랑카 수아레즈

'더 바'는 빌바오 출신의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이 연출한 스페인 스릴러 영화다. 블랙 코미디의 성격을 띠는 이 작품은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어느 바. 몇몇이 이미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고 있는 그곳에 미모의 여성 엘레나(블랑카 수아레즈)가 휴대전화를 충전하려고 들어선다. 도박에 중독된 늙은 여자(카르멘 마치), 비즈니스맨(마리오 카사스), 성경 구절을 읊는 노숙자, 환멸에 빠진 경찰관, 심한 기침을 하며 화장실로 달려간 남자 등이 거기에 모인 손님들이다.

평범한 아침이 경악의 순간으로 바뀐 것은 한 남자가 바에서 나가다가 총격을 받으면서부터다. 쓰러진 남자를 살피러 나간 사람마저 총격에 쓰러지자 바 안에 있는 사람들은 패닉에 빠진다. 기가 막힌 것은 잠시 뒤 시신들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바깥 광장에도 인적이 끊어졌다는 사실이다.

졸지에 바에 갇힌 신세가 된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허둥대는 동안 화장실에 들어갔던 남자는 경련을 일으키며 이상 증세를 보인다.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지하실로 내려가지만 거기서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은 비좁은 하수도뿐이다.

'더 바'는 '만인은 만인의 적'이라는 오래된 명제를 확인시켜주는 영화다. 해외 평단은 평범한 일상이 한순간에 공포로 돌변하는 시대의 사회 정치적 진실을 80년대의 고전 B급 영화 스타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지하실로 내려가면서부터 영화도 함께 지하로 내려갔다며 혹평을 하기도 했다.

한편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은 이 작품을 '공포의 코미디'라고 소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극중에 나오는 바는 실제 건물이 아니라 전체가 세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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