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의 상영시간이 107분밖에 안 되는 이유에 대한 놀란 감독의 설명

'덩케르크'는 상영시간이 107분으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장편영화들 중 70분짜리 '미행'(1998) 다음으로 짧다. 배트맨 3부작은 모두 2시간이 훌쩍 넘고 인터스텔라는 무려 169분에 이른다. 짧은 편에 속하는 '메멘토'와 '인썸니아'도 각각 113분과 118분으로 거의 2시간에 가깝다.

놀란 감독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덩케르크'의 상영시간이 자신의 다른 작품들보다 짧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덩케르크에 관한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 그 중에서도 영국 사람들은 이미 그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3시간짜리 대서사시를 예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원한 것은 정반대였다고 한다.

놀란 감독은 자신이 쓴 시나리오가 76페이지짜리라면서 이는 일반적인 시나리오의 절반밖에 안 되는 분량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 '덩케르크'가 백스토리가 많은, 말로 전달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관객들을 엄습하는 '체험'이 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극중의 긴장감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관객들이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면 영화를 짧게 만들어야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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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감독이 '덩케르크'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쟁터를 체험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는 여러 부분에서 드러난다. 예를 들면 CG보다는 실제적인 특수효과에 더 의존한 것이 그렇다. 독일공군기의 추락 장면은 실제로 5백만 달러짜리 빈티지 기체를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CG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를 실제적으로 그리는 일과 상충된다는 것이다.

또 덩케르크 해변에서 탈출하려고 애쓰는 토미 역에 당시 18살에 불과한 핀 화이트헤드(위 사진)라는 신인배우를 기용한 것도 당시에 그곳에 있었던 병사들이 실제로 어렸다는 사실을 그대로 살리기 위한 의도였다고.

이 시대에 '덩케르크'를 내놓은 이유에 대해 놀란 감독은 지금은 개인주의의 미덕이 지나치게 과장된 시대인데 덩케르크에서 있었던 일은 공동체의 책임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스토리라면서 '덩케르크'를 전쟁영화가 아닌 생존의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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