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Okja, 2017' OST 삽입곡 'Harvest for the World'와 'Dedicated to the One I Love'

'옥자'는 봉테일이라는 별명답게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그는 한국 감독들 중에서도 최고의 연출력을 보여주는 감독이라 생각하는데요, 사실 '옥자'는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새로운 영화라기보다는 전작들에서 보여준 주제의식과 스타일을 집대성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옥자'에는 전작들에서 보았던 장면과 유사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미란도 그룹의 한국 지사에서 대형 트럭으로 옥자를 옮길 때 언덕길에서 미자가 추격하는 장면의 컷 분할은 '살인의 추억'에서 서태윤(김상경) 형사가 용의자 박현규(박해일)의 집으로 들이닥칠 때의 장면과 비슷합니다.

또 '설국열차'에서 '엔진은 신성하다!'라고 한 것을 '옥자'에서는 '통역은 신성하다'라고 변주해서 웃음을 주지요. 무엇보다 '옥자'의 '미란도 코퍼레이션'은 '설국열차'의 '윌포드 인더스트리'를 생각나게 합니다.

'옥자'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할아버지 희봉과 미자가 식사를 하는 장면으로 끝이 나는데, '괴물'의 마지막 장면도 이와 같습니다. 심지어 '괴물'에서 강두(송강호)는 죽은 현서(고아성) 대신 구해온 아이 세주와 함께 식사를 하는데, '옥자'에서도 도축 공장에서 구해온 새끼 슈퍼돼지를 곁에 두고 밥을 먹지요.

'옥자'가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작품의 완성도도 있지만 세계의 정치 및 경제 문제에 대한 은유와 비판들이 녹아 있어서 그렇다고 봅니다. '옥자'는 여러 모로 신자유주의 아래의 자본주의와 세계화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데요,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미국의 소 도축 현장'을 비판한 슈퍼돼지 도축 공장에서 미자가 옥자를 구하기 위해 딜을 하는 장면입니다.

미자는 옥자 같은 슈퍼돼지들의 피가 흥건한 바닥 위로 할아버지에게 받았던 금돼지를 낸시 미란도 일행에게 던져주고 그것을 주운 낸시 미란도는 진짜 금인지 깨물어 봅니다. 그것은 바로 무고한 이들의 희생을 통해 얻은 부를 비판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백악관'을 패러디한 장면과 군사기업인 '블랙 워터'를 풍자한 '블랙 초크'는 귀여운 수준이죠.

정재일이 담당한 '옥자' OST의 삽입곡들 중에서 타이틀 크레디트와 예고편에 나오는 두 곡의 올디스 'Harvest for the World'와 'Dedicated to the One I Love'를 소개합니다. 'Harvest for the World'는 아이슬리 브라더스(Isley Brothers)가 1976년에 발표한 곡이고 'Dedicated to the One I Love'는 'California Dreamin'으로 널리 알려진 마마스 앤 파파스(Mamas & Papas)가 1967년에 발표한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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