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사이드 쇼 This Is Your Death, 2017'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와 조쉬 더하멜의 '네트워크'
- 아카이브 archive/드라마
- 2017. 11. 11. 20:19
'수어사이드 쇼'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서 프랭크 도슨 역으로 나왔던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가 연출을 맡은 풍자적인 드라마 영화다.
WBC 방송국의 리얼리티 쇼 진행자인 아담(조쉬 더하멜)은 생방송 도중 벌어진 급작스런 사건으로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덕분에 시청률이 급상승하자 방송국 임원인 일라나(팜케 얀센)는 그 일을 계기로 자살을 다루는 리얼리티 쇼를 만들려고 한다.
처음에 제안을 거절하던 아담은 자살을 통한 죽음을 가치 있게 만들겠다는 명분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최고의 실력을 지닌 프로듀서 실비아(케이틀린 피츠제럴드)도 합류하고 많은 보상금까지 내건 그 쇼는 참가자의 자살 장면을 그대로 내보낸 첫 방송 이후 예상대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 하지만 시청률 상승과 함께 방송에 대한 반대와 비판 여론도 들끓는다.
한편 간호사로 일하는 아담의 동생 카리나(사라 웨인 콜리스)는 오빠 때문에 병원에서 곱지 않은 시선과 비난에 시달린다. 또 불경기로 인해 실직한 후 방송국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장 메이슨(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해고당하면서 살 길이 막막해지자 결국 마지막 선택을 하기로 하는데.
충격적인 첫 씬으로 시작하는 '수어사이드 쇼'는 1974년 생방송 도중 권총 자살한 크리스틴 처벅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던,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76년 영화 '네트워크'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새로운 매체들의 등장으로 수용자의 경험 형태가 바뀐 현재의 상황에서 '리얼리티 쇼'로 대표되는 자본지향적 미디어와 자극적인 것에만 빠져있는 사회를 비판하는 영화의 소재와 이야기는 사실 시대착오적일 수 있고 진부하기도 하다.
배우인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인 이 영화는 그가 아직 감독으로서의 내공이 완전히 영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데, 사회 현실과 가치에 관한 과장되고 표피적인 반영, 예측 가능한 이야기, 절제되었으나 디테일이 부족한 연출, 캐릭터에 대한 진부한 묘사 등이 그렇다.
'수어사이드 쇼'에 대한 해외 평단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시리즈 7'이나 '런닝 맨' 같은 SF 장르의 작품들이 이미 비슷한 주제를 다룬 바 있는데 이 영화는 풍자가 예리하지도 감성이 풍부하지도 않으며 이면에 대한 통찰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반면 팬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엇갈린다. '시선을 사로잡는 이야기', '이 영화는 허구가 아닌 현실에 가깝다', ''네트워크'를 오마주한 훌륭하고 즐길 만한 이야기',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선한 사람들을 끔찍한 행동으로 내모는 절망에 대한 이야기' 등의 호평과 'TV에서 자살을 한다는 아이디어는 비윤리적이고 억지스럽다', ''네트워크'와 비교 불가한 얄팍한 영화', '인물의 캐릭터가 살아있지 않다',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 등의 부정적 의견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