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The Man Who Invented Christmas, 2017' 새롭게 변주된 댄 스티븐스의 크리스마스 캐롤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는 아일랜드와 캐나다가 합작한 전기 드라마로, 레스 스탠디포드가 2008년에 쓴 같은 제목의 역사 논픽션을 '스푹스: MI5'의 바랫 낼러리 감독이 영화화했다.

1843년 런던. 찰스 디킨스(댄 스티븐스)는 '올리버 트위스트'의 대성공 이후 써내는 작품마다 실패를 거듭해 재정적 어려움에 빠지자 빚을 갚기 위해 새 작품 구상에 들어간다. 하지만 좋은 착상이 떠오르지 않아 초조해하던 그는 새로 들어온 아일랜드 출신의 어린 하녀 타라(애나 머피)에게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또 우연히 공동묘지를 지나다가 악질 구두쇠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면서 새 아이디어를 얻는다.

용기가 생긴 찰스 디킨스는 소극적인 기존 출판사 대신 친구인 포스터(저스틴 에드워즈)와 함께 돈을 빌려 6주 만에 자신이 직접 새 책을 출판하기로 한다. 그리고 런던이나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과 인물들에게서 힌트를 얻어 스크루지(크리스토퍼 플러머)라는 인물을 창조해낸다. 하지만 스크루지의 어두운 면에 깊이 몰두하면 할수록 자신의 어린 시절에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아버지 존(조나단 프라이스) 때문에 열악한 환경의 공장에서 일을 해야만 했던 불행한 기억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 그 탓에 소설 집필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데.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는 영문 제목이 '크리스마스를 발명한 남자'(The Man Who Invented Christmas)이고 여기서 남자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쓴 19세기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를 의미한다. 지금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찰스 디킨스의 소설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크리스마스 캐럴'이 나오기 전까지 크리스마스는 단지 기념일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작품을 통해 비로소 현재와 같이 따뜻한 나눔의 전통을 실천하는 날로 거듭났다. 그래서 역사가이자 작가인 레스 스탠디포드는 그의 책에 '크리스마스를 발명한 남자'라는 제목을 붙였다.

원작은 찰스 디킨스와 그의 작품이 사실은 이전부터 있었던 전통적인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되살렸는지 고찰하고 있다. 영화도 원작과 마찬가지로 찰스 디킨스가 '크리스마스 캐럴'을 쓰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는데, 그가 쓰는 소설 속의 인물과 플롯이 그의 실제 삶과 함께하면서 그의 소설뿐 아니라 영화도 완성되어 간다. 다소 평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독창적으로 변주된 각본과 탄탄한 연출은 우리가 이미 알던 이야기에 신선함을 불어넣고 몰입감을 높인다.

해외 평단은 '진실과 허구를 경쾌하고 흥미롭게 잘 조합했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영화' 등의 호평과 '찰스 디킨스의 천재성을 약화시켰다', '다른 영화들을 조금씩 가져와 섞은 것처럼 보인다' 등의 혹평이 엇갈렸다.

반면에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평이 많았다. '유쾌하면서도 훌륭하고 멋진 영화', '독특한 비틀기로 크리스마스에 완벽히 어울리는 구원의 이야기', '크리스마스 이야기에 관한 신선한 관점', '새로운 크리스마스 클래식 영화',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에 대해 통찰력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개작', '찰스 디킨스 역의 댄 스티븐스를 비롯해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탁월하다', '영화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대한 비틀기가 그리 강력하진 않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한편 극중에서 찰스 디킨스의 아버지 존은 손주들을 위해 까마귀를 사온다. 찰스 디킨스와 그의 가족은 실제로 까마귀를 키웠는데 그 까마귀는 찰스 가족과 잠시 떨어져 있는 동안 죽고 말았다. 찰스 디킨스는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었고 에드거 앨런 포는 거기서 영감을 얻어 그의 유명한 시 '까마귀'를 썼다고 한다. 영화의 촬영은 주로 아일랜드에서 진행되었고 미드 '페니 드레드풀'을 찍은 세트에서 일부를 촬영하기도 했다. 스크루지 역의 크리스토퍼 프러머는 당시 87세로, 그 역을 맡은 역대 배우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배우로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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