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어둠 Hold the Dark, 2018' 늑대의 영혼을 가진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늑대의 어둠'(홀드 더 다크)은 제레미 솔니에 감독이 연출한 스릴러 영화로, 윌리엄 지랄디가 2014년에 펴낸 같은 제목의 소설이 원작이다.

늑대 전문가 러셀(제프리 라이트)이 알래스카 킬루트 마을에 도착한다. 자신의 책을 보고 도움을 요청한 메도라(라일리 코프)를 찾아온 것이다. 메도라는 6살 난 아들을 끌고 간 늑대를 찾아서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야만 이라크에 간 군인 남편에게 자식의 죽음을 알릴 수 있다고 하면서.

늑대들을 찾아나섰다가 돌아온 러셀은 메도라의 집 지하실에서 그녀의 아들 시신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이후 전장에서 부상을 입고 집으로 돌아온 메도라의 남편 버넌(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이 경찰서에서 아들의 시신을 빼돌린 뒤 사라진 메도라를 뒤쫓기 시작한다. 경찰서장 도날드(제임스 뱃지데일)는 러셀과 함께 버넌을 추적하는데.  

'늑대의 어둠'은 늑대가 주요 모티브이자 상징이다. 남편 없이 지내던 메도라가 그 아들을 죽인 사실은 늑대들이 새끼를 물어뜯는 장면과 겹쳐진다. 여러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버넌은 필요하다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을 아들에게 할 정도로 늑대의 영혼을 가진 남자다. 그가 끝내 러셀은 죽이지 않은 것도 러셀이 늑대에게 연민을 가지고 있다는 맥락에서 이해된다.

눈 덮인 알래스카의 오지에서 인간은 어쩌면 늑대 같은 짐승을 닮아갈 수밖에 없다. 메도라와 버넌은 인간의 그런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극중 배경이 되는 마을의 이름이 이누이트 족 말로 악령을 가리키는 킬루트라는 점도 그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해외 평단과 팬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제레미 솔니에 감독의 전작들인 '그린 룸'과 '블루 루인'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와 결말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원작자 윌리엄 지랄디가 알래스카의 코맥 맥카시를 지향했지만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캐나다 앨버타 주 캘거리 인근에서 촬영했다는 '늑대의 어둠'은 '루스에게 생긴 일'로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마콘 블레어 감독이 각본을 담당했다. 배우이기도 한 그는 극중에서 버넌을 치료해주는 숀 역을 연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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