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 라스트 온 어스, 2019' 영화 후기, 지구 대격변의 마지막 생존자

영화 'Io: 라스트 온 어스, 2019'를 보았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필름인 이 작품은 조나단 헬퍼트(Jonathan Helpert) 감독이 연출을 맡은 SF 모험 로맨스물입니다.

지구의 대기가 원인불명의 독성을 띠는 대재앙이 일어나 산소가 고갈되고 인류가 전멸할 위기에 처하자 사람들은 목성의 달인 이오(Io) 부근의 우주 정거장으로 이주한다. 우주 정거장의 사람들은 지구를 대체할 새로운 행성을 찾는 중이고 4일 뒤면 생존자들을 태우고 지구를 떠나는 마지막 왕복선이 발사될 예정이다.

기후 과학자 헨리 박사(대니 휴스턴 Danny Huston)의 딸 샘(마가렛 퀄리 Margaret Qualley)은 지구에 아직 희망이 있다며 사람들에게 끝까지 남을 것을 주장했던 아버지의 말대로 여전히 지구에 남아 있다. 공기가 오염되지 않은 높은 고도의 산꼭대기 천문대에서 그녀는 지구의 순환에 따른 자정 능력과 인간의 진화와 적응 능력에 희망을 품고 연구를 거듭하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날 마이카(안소니 마키 Anthony Mackie)라는 남자가 홀로 열기구를 타고 천문대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는 헨리 박사를 만나러 왔다고 밝히는데.

영화 'Io: 라스트 온 어스'는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스타일로 거대한 재난보다는 지구에 고립된 생존자인 두 인물의 단순한 이야기에 집중하는 단편소설 같은 문학적인 드라마입니다. 영화는 저예산 생존 드라마임에도 환경 재앙 이후의 지구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영화 속 샘의 거주지이자 연구소인 천문대는 프랑스의 니스에서, 황폐해진 거리 장면은 불가리아의 소피아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목성의 위성인 '이오'는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처음 발견했으나 바로 며칠 뒤 비슷한 시기에 이를 발견한 독일 천문학자 시몬 마리우스가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이오'는 제우스의 연인으로, 제우스가 부인 헤라에게 둘의 만남을 들킨 뒤 이오를 님프에서 암소로 바꿔 숨긴 이야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아일랜드 시인 예이츠의 시 제목이자 폴 세잔의 그림 제목이기도 한 '레다와 백조' 역시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인류의 발자취가 담긴 지구를 포기하지 못하는 샘의 내면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맷 데이먼 주연의 '마션'을 생각나게 하는 이 영화는 지구 종말이나 대재앙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인간이 자초한 환경위기가 소재이지만 캐릭터 간의 분위기에 치중한 탓에 로맨스, 공상과학, 모험 그리고 재난물 사이에서 다소 어정쩡하고 모호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개의 템포가 일관되지 않고 별 이야기가 없는 데다가 환경적 재앙, 심지어 다시 안전해질 수도 있는 지구 이외에는 다른 악당이나 액션 시퀀스가 존재하지 않고 갈등이 없어 단조롭고 지루합니다. 삶과 죽음, 사회적인 상호작용으로서의 인간관계를 말하지만 주제의식이 잘 와닿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촬영과 미술은 아름답고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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