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시던트 The Incident, 2014', 탈출구 없는 지옥에 갇혀버린 인간

'인시던트'는 아이작 에즈반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멕시코 SF 스릴러 영화로, 평행우주의 비논리적 공간에 갇혀버린 두 가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미드나잇패션 부문 초청작인 이 작품은 아이작 에즈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낡은 웨딩 드레스를 입은 한 노파가 에스컬레이터 위에 죽은 채로 누워 있다. 그리고 도둑질을 하는 올리버와 카를로스 형제가 형사 몰리나의 급습을 받고 비상계단으로 달아난다.

그들을 뒤쫓던 몰리나는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총을 쏘게 되고 형인 카를로스가 그 총에 맞아 부상을 입는다. 이때부터 두 형제와 형사는 비상계단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지만 문들은 모두 외부에서 잠겨 있고 계단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이어져 있다.

엄마 샌드라, 남매 다니엘과 카밀라 그리고 계부 로베르토는 직접 차를 몰고 아이들의 친부가 있는 해변 근처의 장소로 휴가를 떠난다. 도로 주유소에서 로베르토는 천식이 있는 카밀라에게 모르고 천식 알러지를 유발하는 쥬스를 먹인다.

게다가 실수로 천식기까지 망가뜨려 카밀라가 이상 증세를 느끼며 고통을 겪자 그들은 약을 가져오기 위해 차를 돌린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굉음이 들린 후 차는 가도 가도 출구가 없는 동일한 장소를 맴돌 뿐이다.

'인시던트'는 별다른 특수효과 없이도 평행우주의 세계를 그럴듯하게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작 에즈반 감독은 사람들의 삶속에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해 늘 고민해왔기에 '인시던트'가 개인적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며 영화의 스토리는 '인셉션'과 '클라우드 아틀라스', '로스트 하이웨이' 등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드 '로스트'와 필립 K. 딕의 열렬한 팬으로, 영화 곳곳에 '로스트'를 오마쥬하는 수많은 소품들을 배치했고 '로스트'에도 나온 적이 있는 (그리고 영화의 내용과 유사한 면이 있는) 필립 K. 딕의 소설 '어긋난 시간'(Time Out of Joint)도 북 카메오로 활용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끝난 뒤에는 다니엘이 기르던 햄스터가 우리를 빠져나온 장면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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