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자들 The Hexecutioners, 2015', 안락사 도우미 리브 콜린스를 좀먹는 내면의 공포

'집행자들'은 제시 T. 쿡 감독이 연출한 캐나다 공포 영화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솜보라크를 연기한 배우 토니 버제스가 썼는데 그는 배우이자 작가로, '폰티풀'의 각본과 조연을 맡기도 했다.

안락사가 합법화되어 안락사를 돕는 직업이 생겨난 가까운 미래. 안락사 도우미로 일하게 된 맬리슨(리브 콜린스)은 처음 맡은 일에서 환자로부터 살인자라는 말을 듣고 그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안락사 도우미라는 직업에 대해 갈등하던 맬리슨은 회사에서 높은 금액으로 의뢰가 들어온 일을 맡게 되고 3년차 베테랑인 올리비아(사라 파워)와 함께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시골의 대저택으로 향한다.

대저택에는 의뢰인이자 환자인 밀로스 솜보라크와 그를 돕는 에드가(티모시 버드)만 살고 있다. 솜보라크는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짓이겨진 인물이며 에드거는 미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올리비아와 달리 맬리슨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기분 나쁜 대저택에서 환청과 환영에 계속 시달린다.

한편, 의뢰인의 요구는 자신이 원하는 의식에 따라 안락사를 시켜달라는 것이다. 티벳의 고서 '사자의 서'에 나오는 대로 자신의 죽음을 '풍장'으로 치러달라는 것.

해외 관객과 평론가들은 '집행자들'의 비주얼과 아이디어, 주인공 캐릭터들을 칭찬하면서 리브 콜린스와 사라 파워의 연기에 대해 대체로 호평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플롯과 용두사미에 그친 공포감에 대해서는 혹평이 압도적이다.

'집행자들'은 서서히 미쳐가는 자아분열적 주인공이 등장하는 '샤이닝'의 계보를 따르려는 영화처럼 보인다.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서스펜스를 통해 공포감을 조성하는 초반부의 연출은 괜찮았지만 작가가 구상한 스토리, 컨셉과는 별개로 플롯이 도달하는 지점은 영화에 나오는 거대한 미로만큼이나 혼란스럽다.

영화의 내러티브는 솜보라크와 안락사 도우미인 맬리슨의 정체성을 연결하려 하지만 인물과 플롯의 부족한 동기는 그 설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영화가 다소 일관성 없는 캐릭터인 맬리슨의 머리속에서만 벌어지는 환영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영화는 철학적 관점이나 도덕적 관점에서 안락사를 다루는 것도 아니고 단순한 오락 영화로서 공포를 다루는 데도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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