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애프터 The Midnight After, 2014' 속편이 기다려지는 세계 종말의 묵시록

'미드나잇 애프터'는 프룻 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SF 스릴러로, 홍콩의 인터넷 플랫폼 '골든 디스커션 포럼'에서 미스터 피자라는 아이디를 가진 25살의 작가가 연재한 인기 웹소설 '다푸행 빨간 미니 버스에서 길을 잃다'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관련글  '미드나잇 애프터 The Midnight After, 2014'의 엔딩곡 엘렌 조이스 루의 'Twenty-Seven'

몽콕에서 다푸로 향하는 홍콩의 심야 미니버스. 17명을 태운 그 빨간색 미니버스가 라이언록 터널을 지날 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버스에 탄 사람들을 제외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것. 길이나 건물은 그대로인데 평소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던 장소조차 누구 한 사람 보이지 않는다.

버스에서 내린 승객들은 각자 제 길로 흩어졌다가 정체 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환영을 보는 등의 기이한 방식으로 한 사람씩 죽어간다. 운전기사(임설), 중년남자 팻(임달화), 점쟁이 잉(혜영홍), 젊은 노동자 치(황우남), IT 전문가 슌(서천우), 젊은 여성 회사원 유키(문영산), 젊은 부부, 오타쿠, 건달, 마약중독자 등 살아남은 이들은 모두 의문의 기계음이 섞인 전화를 받는데, 슌이 오디오를 분석한 결과 그것이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 'Space Oddity'의 가사임을 알게 된다.

승객들은 다시 한 식당에 모여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다시 원래의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의논하던 중 방독면을 쓴 의문의 남자가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를 뒤쫓기 시작하는데.

'미드나잇 애프터'는 프룻 첸 감독이 터널을 지나면 전혀 다른 차원의 세상이 펼쳐진다는 아이디어에 마음을 뺏겨 연출한 홍콩의 SF 스릴러다. 프룻 첸은 이 영화가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후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홍콩인들의 삶을 은유한다고 밝혔다. 홍콩 반환 이후 홍콩인들의 정체성 혼란과 사회 문제에 대한 풍자를 담았다고.

'미드나잇 애프터'는 원작이 다분히 스티븐 킹의 작품들, 특히 '랭고리얼 The Langoliers, 1995'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영화도 할리우드의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에서 이미 보아왔던 익숙한 클리셰로 넘쳐난다. 다만 아무도 없는 텅빈 홍콩 도심의 밤거리는 물론 CG의 도움을 받았겠으나 별다른 특수효과 없이도 종말의 분위기를 잘 자아낸다. 

영화는 여러 가지 의문스러운 떡밥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고 끝이 나는데 구체적인 원인은 속편에 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감독은 이 작품 자체로도 불친절하지만 열린 결말로써 관객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고 싶었다고 한다. 극중 대사에 나오는 것처럼 주인공들이 어떤 다른 우주의 차원에 갇힌 것인지, 아니면 사고로 이미 사망한 것인지, 아니면 세상이 멸망한 것인지는 속편을 기다려봐야할 것 같다.

해외 평론가와 팬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는데, 평론가들은 영화의 정치적 메시지와 사회풍자에 주목하고 배우들의 연기에 호평하면서도 영화의 일관성 없는 색조와 너무 많은 불필요한 대사에 대해 비판했다.

팬들은 영화가 소설보다 못하다거나 소설도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에 원작의 결말도 결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고 몇몇 장면에 대해서는 너무 길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결말부에 내리는 붉은 비는 공산주의 중국을 은유하고 방호복은 홍콩의 우산혁명을 은유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