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극권: 불공대천 Eight Trigram Boxing 2, 2016' 팔괘장 복수극 시리즈

'팔극권: 불공대천'(八卦拳之不共戴天)은 모두 10편으로 예정된 '팔괘장'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역시 곽희중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부제인 '불공대천'은 '한 하늘 아래에서는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라는 뜻이다.

리광팅과 유에루의 아들 리윈펑(설강도)은 부모를 살해한 원수를 찾아 복수하려는 생각을 품고 있다. 하지만 부모 잃은 어린 자신을 거두어준 란광이 사부가 사실은 자신의 부모를 조정에 팔아넘긴 원수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란광이 사부는 의남매이자 젊은 시절 자신의 연인이기도 했던 란펑황을 죽인 범인을 찾아 그녀의 한을 풀어주려 한다. 관료인 뤄천의 딸인 유에이(조흔)와 서로 사랑하고 있는 리윈펑은 란광이 사부가 자신이 찾던 원수임을 알게 되자 사부의 딸 펑위엔(최욱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유에이와 함께 석기촌을 떠난다. 한편 뤄천은 자신과 구원이 있는 란광이를 없애기 위해 계략을 짜는데.

'팔극권: 불공대천'은 시리즈 두 번째 작품답게 전편에서부터 이어져 온 의혹과 음모가 드러나고 해결된다. 영화가 드라마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전편에 비해 액션씬의 비중은 작은 편인데, 곽희중 감독은 지금까지 나온 시리즈 세 작품 중에서 그나마 가장 안정적인 연출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각본은 여전히 억지스럽고 허술한데, 계략을 풀어가는 방식도 너무 빈번한 플래시백과 인물들의 대화에만 의존한다. 계략이라는 장기판의 수도 수준이 너무 낮다. 그리고 이번 편에서도 역시 무협을 소재로 한 선전 영화답게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장면이 들어 있다.

'팔괘장' 시리즈 전체의 이야기는 청나라 말엽 조정에 대항하는 의군과 그 의군을 없애려는 조정의 대결에 얽힌 인물들에 관한 것이다. 시리즈가 3편까지 진행되면서 등장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복잡하게 느껴지는데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먼저 리윈핑은 리광팅과 같은 천지회의 사제이자 의군 명부를 가졌던 유에루의 아들이다. 리윈핑의 아버지 리광팅은 시리즈 3편의 주인공 란펑황의 오빠다.

란광이는 리광팅, 유에루와 동료이자 천지회 란총지엔의 아들이며 란펑황과는 어린 시절 의남매였다가 젊은 시절에 연인이 된다. 란광이의 아버지 란총지엔은 란펑황이 몸담았던 흑룡담에 의해 살해당한다.

뤄천은 출세를 위해 리광팅과 유에루가 숨어 있는 곳을 조정에 알려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리윈펑의 원수이자 란펑황의 남편으로, 나중에는 란펑황까지 죽인 인물로 나온다.

란펑황은 아버지 리지앙난의 은퇴식 이후 기억을 잃고 흑룡담 주인의 양딸로 들어가 자객으로 길러진다. 그녀는 본인의 뜻과는 상관없이 의군의 명부를 탈취하는 '자웅쌍살'이 되어 사람들을 죽이고 유에루의 어머니도 죽이게 된다. 그리고 유에이는 뤄천과 란펑황 사이의 딸로 추정된다.

시리즈 1, 2편이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이듯이 3편의 의문 또한 4편이 나와야 시리즈 1, 2편으로 이어지는 나머지 이야기를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어쩌면 팔괘장 시리즈는 마치 할리우드의 슈퍼히어로물들같이 팔괘장이라는 무예를 중심으로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각 인물들의 이야기로 10부작을 채워가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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