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더 펜스 オーバー・フェンス, Over the Fence , 2016' 오다기리 죠와 아오이 유우가 찾고 싶어하는 희망

'오버 더 펜스'는 사토 야스시의 하코다테 3부작 중 단편집 '황금의 옷'에 수록된 같은 제목의 단편소설을 '린다 린다 린다'의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영화화한 드라마다.

40대의 성실한 회사원이던 시라이(오다기리 조)는 자신에게 상처를 받은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버리자 삶의 의미를 잃은 채 특별한 목적도 없이 그저 실업수당이나 받으려고 홋카이도 하코다테에 있는 직업학교를 다닌다.

그 직업학교에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그와 비슷한 사회의 낙오자들이 모여 있는데, 그들 역시도 희망이 없는 불안함 속에서 임시적인 쓸쓸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시라이는 우연히 길에서 새의 몸짓을 흉내내며 우스꽝스런 행동을 하는 20대의 사토시(아오이 유우)를 만난다. 그녀는 놀이공원과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자신이 망가졌다고 생각하는 또 다른 낙오자다.

시라이는 직업학교 동료인 다이시마(마츠다 쇼타)를 따라간 술집에서 사토시를 다시 만나고 사토시는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시라이에게 호감을 보인다. 사토시의 싫지 않은 관심에 시라이도 호감을 보이지만 그녀의 예측할 수 없는 감정 변화는 그를 힘들게 한다. 그들은 평범한 연인들처럼 사랑을 해나갈 수 있을까?

사토 야스시의 원작은 그가 소설가의 길을 포기하고 고향 하코다테의 직업훈련학교를 다닐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이다. 그의 하코다테 3부작은 전부 영화로 옮겨졌는데, '오버 더 펜스'는 '카이탄 시의 풍경'과 '그곳에서만 빛난다'에 이어 마지막으로 영화화 된 작품이다. 영화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우울하지만 결말은 낙관적으로 끝을 맺는다.

사토 야스시가 직접 겪은 경험이 토대가 되어서인지 영화의 플롯을 비롯해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보여주는 느린 페이스의 연출과 디테일은 굉장히 사실적이고 몰입도가 높다.

특히 절제 속에서 큰 폭의 감정 변화를 보여주는 시라이 역의 오다기리 조와 감정을 폭발시키면서도 일관된 중심을 잡아나가는 사토시 역의 아오이 유우는 결코 쉽지 않은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나이를 먹은 두 배우의 인간과 역할에 대한 이해는 이전의 작품들보다 훨씬 더 깊어졌다. 거기에다 조연들의 연기도 좋다. 그리고 마치 물속에서 유영을 하는 것처럼 유려한 콘도 류토의 카메라 워크는 담담하면서도 아름답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과 시라이 역의 오다기리 조는 이 영화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응원을 보내는 작품이라고 밝혔는데, 그 위로와 응원의 뜻은 훌륭하지만 바위 같은 현실 속에서 사회의 낙오자들이 펜스를 넘는 일은 영화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은 듯하다.

해외 평단과 팬들은 영화에 대해 호평하면서 스토리텔링을 포함해 두 사람의 로맨스를 그린 메인 플롯과 소프트 볼에 관한 서브 플롯이 동일한 성공을 거두는 결말,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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