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맨 Rain Man, 1988' 제목의 의미는?

'레인맨'은 베리 레빈슨 감독이 연출을 맡은 로드 무비로, 제3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과 제61회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베리 레빈슨 감독은 처음에 이 영화를 거절했는데 '굿모닝 베트남'을 연출한 이후 다시 제의를 받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LA에서 중고차 딜러로 일하는 찰리(톰 크루즈)는 어려서부터 사이가 멀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오하이오 주로 가서 장례식에 참석한다. 아버지는 그에게 뷰익 자동차와 화단의 장미를 물려주었지만 3백만 달러에 이르는 나머지 유산은 다른 누군가를 위해 신탁관리를 하게 한다는 유서를 남겼다.

또 한 번 아버지에게 배신감을 느낀 찰리는 누가 그 거액의 유산으로부터 수혜를 받는지 조사한다. 수혜자는 윌브룩 정신병원에서 지내는 레이몬드(더스틴 호프만)라는 남자로, 알고 보니 그는 자폐증을 가진 찰리의 형이다. 그때까지 형의 존재를 몰랐던 찰리는 보호자를 자처해 유산을 받아낼 심산으로 레이몬드를 돌봐온 브루노 박사의 허락도 없이 그를 데리고 LA로 향한다.

'레인맨'은 성장과 수용에 관한 이야기로, 찰리는 자폐증을 가진 형 레이몬드와 함께 여행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또 장애가 있는 형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이 작품은 3억5천만 달러가 넘는 수입을 올려 1988년에 나온 영화들 가운데 최고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제목 '레인맨'의 의미는 찰리와 수잔나, 찰리와 레이몬드의 대화 속에서 설명되고 있다. 찰리는 어렸을 때 두려움을 느끼면 레인맨이 자신에게 노래를 불러줬다며 레인맨은 자신의 상상속 친구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형 레이몬드와 함께 지내면서 자신에게 노래를 불러줬던 이가 레인맨이 아닌 레이몬드였음을 알게 된다. 그가 아주 어렸을 때라 레이몬드라는 발음이 어렵다 보니 레인맨으로 불렀던 것이다.

이 영화의 각본을 쓴 베리 모로우는 지체장애가 있는 자신의 친구 빌 색터를 모델로 TV영화 '빌'의 원안을 쓴 적이 있는데 '레인맨'의 레이몬드는 빌 색터와 더불어 서번트 신드롬이 있는 킴 픽이라는 인물을 모델로 그렸다고 한다. 원래 레이몬드의 캐릭터는 유쾌한 성격의 평범한 지체장애인이었으나 더스틴 호프만의 요구에 따라 서번트 신드롬이 들어가게 되었다고.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레이몬드가 사랑스럽지도 측은하지도 않은 무감동한 캐릭터임에도 마지막에 가서는 그에 대한 사랑을 느꼈다면서 더스틴 호프만의 뛰어난 연기를 칭찬했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더스틴 호프만은 공중전화 부스 장면을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꼽았는데 그 안에서 방귀를 뀌는 설정은 없었으나 우연히 방귀가 나와 즉흥적으로 연기를 펼쳤다고 밝혔다.

극중에는 또 레이몬드가 공항에서 항공사의 사고 사례를 들면서 비행기 타는 것을 거부하는 장면이 있는데, 나중에 주요 항공사들이 이 장면을 삭제하고 영화를 상영하자 베리 레빈슨 감독은 두 주인공이 자동차 여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는 중요한 장면이라면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베리 레빈슨 감독은 영화 결말부에 레이몬드에게 찰리와 함께 살고 싶은지를 물어보는 정신과의사 역으로 카메오 출연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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