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섹션 Intersections, 2013' 프랭크 그릴로와 제이미 알렉산더의 잘못된 만남

영화 '인터섹션'은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의 각본을 쓴 데이빗 마코니가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스릴러다. 뤽 베송 감독이 제작을 지휘한 이 영화는 미국 등에서는 '콜리전'(Collision)이라는 제목을 사용했다.

모로코로 신혼여행을 온 스콧(프랭크 그릴로)과 테일러(제이미 알렉산더). 테일러는 펀드 매니저로 일하는 스콧이 여행지에서도 회사 전화를 받는 것에 화가 나서 바깥으로 나가는데 그것은 트래비스라는 다른 남자와 만나기 위한 구실일 뿐이다.

테일러는 트래비스에게 다음 날 아침 사막으로 나가는 자기 부부의 차를 따라잡아 스콧을 해치우라고 사주한다. 하지만 아침이 되자 스콧은 테일러의 계획을 알아챈 것처럼 다른 길로 향하고 트래비스가 모는 차가 나타나자 서로 추격전을 벌인다.

그런데 스콧이 모는 차가 빠른 속도로 언덕을 넘을 때 그 앞에서 타이어 수리를 하고 있던 자동차와 충돌하고 뒤이어 트래비스의 차도 그 위를 덮친다. 여러 사람이 죽고 자동차들이 전부 부서지면서 현장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속히 사막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영화 '인터섹션'은 '아무도 믿지 마라'는 광고 카피를 내세우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를 표방한다. 하지만 스콧과 트래비스가 벌이는 스릴 넘치는 자동차 추격전이 끝나고 나면 그때부터 의문의 인물들이 자아내는 이야기의 긴장감은 밀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특히 주변 사람들을 위협하는 범죄자 오마르가 예상 가능한 죽음을 맞은 뒤 사막을 벗어난 생존자들이 펼치는 반전의 드라마는 너무 진부하고 억지스럽기만 하다. 등장인물들은 스스로의 동기를 가지고 살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야기의 틀에 맞춘 기계들처럼 어색하다.

'인터섹션'에 대한 해외 평단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혹자는 프랭크 그릴로와 제이미 알렉산더가 출연하는 영화가 이렇게 엉망일 수 있느냐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20년 만에 각본 외에 연출까지 맡은 것이 데이빗 마코니 감독에게는 버거웠던 듯하다. 770만 유로의 제작비를 들인 이 영화는 그 2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30만 유로(약 4억 원)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한편 엔드 크레디트가 시작되기 전에 사막에서 누군가가 부서진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를 줍는 장면이 나오고 엔드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는 스콧과 테일러가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자동차 잔해들을 찍은 사진들이 나오는데 별다른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아 의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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