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싸인 Signs, 2002' 멜 깁슨에게 신앙을 되돌려준 징후들

영화 '싸인'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SF 미스터리 스릴러다. '외계의 침입자'(1956), '새'(1963),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이 영화를 그때까지 나온 자신의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펜실베니아 주 벅스 카운티에 사는 그래함(멜 깁슨)은 원래 신부였으나 레이(M. 나이트 샤말란)라는 청년이 일으킨 교통사고 때 아내를 떠나보낸 뒤 믿음을 잃었다. 아들 모건(로리 컬킨)의 천식도 그를 괴롭히는 것들 중 하나다.

그래함의 가족으로는 남동생 메릴(호아킨 피닉스)과 어린 딸 보(아비게일 브레스린)도 있다. 메릴은 실패한 야구선수 출신이고 보는 다 마시지 않은 물컵을 집 안 곳곳에 늘어놓는 버릇이 있는 아이다. 그래함과 가족들은 외부세계와 접촉이 별로 없다.

어느 날 그래함의 옥수수밭에 미스터리 서클이 나타난다. TV뉴스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 미스터리 서클이 나타났고 급기야 외계인의 모습을 찍은 영상이 방영된다. 그래함도 자신의 옥수수밭에서 큰 키에 초록색 다리를 가진 존재를 발견하는데.

영화 '싸인'은 삶의 고통으로 인해 신앙을 저버렸던 주인공이 그 고통 속에 자신이 알지 못했던 의미가 있었음을 깨닫고 믿음을 되찾는다는 이야기다. 흔히 외계인은 신을 부정하게 만드는 존재이지만 이 영화는 외계인의 존재로도 신의 섭리를 부정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데 영화의 바탕에 깔린 운명론은 신의 존재와 섭리를 긍정한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영화의 제목 '싸인'이 미스터리 서클과 천상의 징후 두 가지를 모두 가리킨다고 밝혔다.

제작비의 5배가 넘는 4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싸인'은 평단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만점에 해당하는 4개의 별점을 부여하면서 '고요함이 이보다 더 무섭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이보다 더 불안한 영화는 없었다'고 호평했다.

한편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과거 멜 깁슨이 '리썰 웨폰'에서 아내가 죽은 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치명적 무기'로 변한 릭스 형사를 연기하는 것을 보고 모든 것을 바쳐 가족을 지키려는 그래함 역에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는 멜 깁슨에게 시나리오를 전달할 때 이야기의 비밀이 새나가지 못하도록 자신의 사촌에게 심부름을 시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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