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잭의 집 The House That Jack Built, 2018' 끔찍한 연쇄 살인범의 고백

1970년대 미국. 살인을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지능적인 연쇄살인마 잭(맷 딜런 Matt Dillon)을 버지(브루노 강쯔 Bruno Ganz)라는 의문의 인물이 지옥의 끝으로 데려간다. 버지는 잭이 12년 동안 벌인 60여 건의 살인 중 5가지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데, 잭불길하고 궤변적인 이야기와 함께 영화는 다소 철학적인 형식으로 묘사된다. 

'살인마 잭의 집 The House That Jack Built, 2018'은 덴마크, 프랑스, 독일, 스웨덴이 합작한 심리 공포 범죄 영화로, 거장 라스 폰 트리에(Lars Von Trier)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촬영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과 줄곧 함께 작업해온 마누엘 알베르토 클라로(Manuel Alberto Claro)가 담당했고, 라일리 코프(Riley Keough), 우마 서먼(Uma Thurman), 시옵한 폴론(Siobhan Fallon), 소피에 고불(Sofie Grabol)이 극중 살해를 당한 피해 여성들로 출연했다.

영화는 여러 면에서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떠올리게 한다. 상징적 의미를 가진 살인 사건들을 에피소드별로 나누어 놓은 것이나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Publius Vergilius Maro)가 단테를 지옥으로 이끄는 길잡이로 등장한 것처럼, '신'을 상징하는 버지가 지옥을 안내하면서 잭을 지옥의 끝인 불못으로 데려가는 것이 그렇다,

또 프랑스 낭만주의 화가 들라크루아의 회화 '단테의 조각배'(1822)를 재현한 장면(위 두 번째 사진)도 볼 수 있다. 다만 단테의 '신곡'은 지옥과 연옥을 지나 베아트리체를 만나고 천국에 이르는 해피 엔딩이지만 절대악인 잭은 천국으로 가는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지옥의 불못으로 추락한다.

이 작품은 8,700만 유로의 제작비를 들여 스웨덴 달스란드와 덴마크 코펜하겐 등지에서 촬영을 했으며 총 2백만 달러의 수입을 기록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원래 연쇄 살인범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한 뒤 이 작품을 TV 시리즈로 만들려고 기획했었다고 밝혔다.

2018년 칸영화제에서는 대담하고 도발적인 이 영화의 첫 상영 당시 충격을 받은 백여 명의 관객이 상영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배우 유지태가 잠깐 출연하기도 한 이 작품은 비평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았는데 '카이에 뒤 시네마'(Cahiers du Cinéma)는 2018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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