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해서웨이의 '콜로설 Colossal'은 어떤 영화일까?

앤 해서웨이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 '콜로설'이 서울에서 촬영된다는 뉴스가 지난 27일 갑작스레 올라왔다. 

국내 기사들에 따르면 원래는 영화를 도쿄에서 촬영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일본 도호 영화사와의 법적 분쟁으로 인해 촬영지를 서울로 옮긴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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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국내 언론 기사들이 하나같이 인용하는 '버라이어티'지 기사에는 영화의 배경이 서울이라는 것이지 서울에서 촬영한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콜로설'은 현재 캐나다 벤쿠버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아무튼 뜬금없는 그 소식으로 인해 사람들은 앤 해서웨이가 '콜로설'의 주연인 것도 알게 되었고 영화 '콜로설'도 이슈가 되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로는 '콜로설'이 앤 해서웨이가 나오는 괴수영화라는 것 정도다. 덧붙여 최근에 영화 '더 게스트'와 영드 '다운튼 애비'의 스타 댄 스티븐스가 캐스팅되었다는 소식도 있었다.

그렇다면 '콜로설'은 무슨 이유 때문에 영화의 배경을 서울로 정하게 되었을까?

도호와의 법적 분쟁은 '콜로설'의 제작사인 볼티지사가 새 영화 '콜로설'을 프랑스에서 바이어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고질라'의 이미지를 도용했기 때문이다. 볼티지사가 돌린 이메일에서 '도쿄가 고질라와 거대 로봇의 공격을 받는다'는 구절과 함께 2014년 리부트 영화 '고질라'에서 직접 가져온 이미지를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결국, 볼티지사는 '콜로설'에 고질라 또는 변형된 형태의 거대 도마뱀을 등장시키지 않는다는 데 동의함으로써 분쟁을 해결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콜로설'은 어떤 영화일까?

뉴욕에 사는 글로리아(앤 해서웨이)는 직장을 잃고 남자친구(댄 스티븐스)와도 헤어진 뒤 새로운 출발을 위해 고향 마을로 돌아온다. 그 무렵 서울에서 괴물이 나타나 도시를 파괴하는데 글로리아는 자신이 그 괴물과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괴물의 공격을 중단시키기 위해 그 이유를 알고자 한다. 여기까지가 알려진 줄거리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나초 비가론도는 '타임 크라임', '오픈 윈도우즈', '엑스터러테레스트리얼' 등을 만든 스페인 출신의 감독이다.

그는 과거 언론 보도에서 자신의 영화 '콜로설'이 가장 돈이 적게 드는 고질라 영화가 될 것이라며 ‘진지한 고질라 영화가 되겠지만 배신감이 들 만큼 아주 싸게 만들 아이디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한마디로 저예산 괴수영화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싸구려 영화가 아닐까 의구심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을 것 같다. 일단 앤 해서웨이가 링크되어 있고 나초 비가론도 역시 그의 전작들을 보면 무시할 만한 감독이 아니다.

따라서 추론을 해보자면 일단 괴수 영화 '콜로설'은 '고질라' 같은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라기보다는 J. J. 에이브럼스의 '클로버필드'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캠코더에 찍힌 괴수출현 현장 영화인 '클로버필드'는 영화 전체를 익스트림 핸드헬드 기법으로 찍은 작품으로 2천5백만 달러의 예산으로 전 세계 1억5천7백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다.

정말, 영화 '콜로설'이 '클로버필드' 정도만 나와 주어도 행복하겠다.

하지만 다른 이야기도 있다. 과거의 언론 기사를 보면 나초 비가론도 감독은 전통적인 방식의 괴수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그는 CG보다 더 실제적인 방식으로 자신이 고질라 인형 의상을 입고  미니어처로 만들어진 건물과 거리를 초토화시키는 것을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말 그렇게 되면 영화 속 배경이 서울이라 하더라도 굳이 서울에서 촬영을 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도 더 이상 괴수 영화 장르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쯤되면 '콜로설'이 고질라 의상을 입고 방송이나 영화에 출연하는 남자를 사랑하는 앤 해서웨이의 로맨틱 코미디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버라이어티'지도 '콜로설'의 장르를 SF가 아닌 스릴러로 언급했다.

관객들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나초 비갈론도 감독은 그동안 주로 SF와 공포 영화를 만들어왔다. 작품성도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다. 그의 단편 영화들은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수상 후보작에 올랐다. 그는 현재, 아마도 과거 뉴질랜드 출신의 피터 잭슨이나 멕시코 출신의 길예르모 델 토로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영화 '콜로설'에 대한 궁금함이 더해진다.

그런데 볼티지사와 도호와의 법적 분쟁의 결론은 '고질라'라는 괴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인데 왜 영화의 배경을 그대로 도쿄로 하지 않고 서울로 옮기는 것일까? 또 영화시장이 더 큰 중국의 상하이도 있고 홍콩도 있는데, 뭐, 하기야 서울은 왜 안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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