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리뷰] '낙원추방 Expelled from Paradise, 2014'

1. 건담과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애니메이션 '낙원추방'은 2014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SF 액션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에서 1억 772만 5,100엔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이 애니메이션을 만든 감독은 극장판 ‘강철의 연금술사-샴발라를 정복한 자’를 비롯한 '강철의 연금술사' 시리즈와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00'을 연출한 미즈시마 세이지이다.

2. 가상세계와 인공지능

2400년의 미래. '나노 해저드'라 불리는 나노 기술의 폐해로 인해 지구는 황폐화하고 극소수를 제외한 인류의 대부분은 육체와 지구를 버리고 전뇌화(의식을 데이터화)하여 우주에 만들어진 디바라는 곳에서 가상세계를 만들어 살고 있다.

어느 날 스스로를 '프론티어 세터'라 부르는 해커가 해킹을 통해 디바에 침입한 뒤 제네시스 아크호를 타고 외우주를 탐사할 지원자를 모집한다. 이에 보안국은 해커를 체포하기 위해 보안국 요원인 안젤라 발자크를 황폐화한 지구로 파견한다.

안젤라 발자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머티리얼 바디를 가지고 지구에 도착한다. 현지에서 만난 딩고라 불리는 가이드는 해킹의 가능성을 우려해 그녀에게 디바와의 네트워킹을 끊게 만들고 둘은 함께 프론티어 세터를 쫓는다.

그 과정에서 둘은 수년간 산화제를 사들인 자를 알게 되고 그 뒤를 추적하는데 그렇게 해서 맞닥트린 프론티어 세터는 뜻밖에도 자아가 있는 인공지능 로봇이었다.

3. 사이버펑크

'낙원추방'은 '공각기동대', '아키라' 같은 사이버펑크 걸작 애니메이션들의 뒤를 잇는 전형적인 작품이다. 사이버펑크 영화는 반체제, 반문화적이고 네트워크 지향적인 세계관을 가진 작품들을 말하며 그런 배경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탐구한다. 다분히 철학적이다.

4. 욕망

임무를 마친 보안국 요원 안젤라는 파트너인 딩고에게 황폐화한 지구를 떠나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디바로 가자고 권유한다. 인간이 약점과 한계를 많이 가진 육체를 벗어나 무한대로 진화와 확장이 가능한 곳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딩고는 그 제안을 거절한다. 그 진화와 확장에는 더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할 수 밖에 없으며 자신의 삶을 메모리 확대를 위한 경쟁에만 모두 걸 수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한계와 약점이 명확한 육체를 가지고 미래를 알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더 자유롭다고 주장한다. 이 영화의 주제의식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5. 영생

육체를 버리고 전뇌화한다는 것은 결국 영생하고자 하는 인간들의 욕망을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내린 결론처럼 인간이 욕망하는 존재인 이상 육체가 없는 영적인 존재로 진화한다 하더라도 다가올 세상이 달라질 것은 없다. 각자의 욕망 확장을 위해 경쟁하는 한, 어떻게 하더라도 인간이 그렇게 바라던 파라다이스는 결코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낙원추방'은 인간이 가진 한계와 인간이 추구하는 욕망의 단단함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하는 수작 애니메이션이다.

이렇듯 '낙원추방'은 미즈시마 세이지 감독의 재기가 넘치는 연출과 참신한 스토리, 그리고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메카닉 디자인이 뛰어나고 3D CG와 2D 화면과의 위화감도 거의 없다. 특히 긴장감을 돋우는 배경음악과 함께 '아한'이라 불리는 착용형 전투로봇(AMP)들이 펼치는 전투씬은 박진감이 넘친다.

다만 튀는 복장을 입은 미소녀는 원래 그런 류가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한다면 애교로 봐줄 만하다.

MOVIEblogg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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