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에드만 Toni Erdmann, 2016' 아빠와 딸의 웃기고도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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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에드만'은 독일 출신의 마렌 아데 감독이 각본과 제작 그리고 연출을 맡은 달콤 쌉싸름한 코미디 드라마로, 프랑스 '카이에 뒤 시네마'와 영국 '사이트 앤드 사운드' 지에서 2016년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었다.

다소 괴짜인 중학교 음악교사 빈프리트(페테르 시모니슈에크)는 자성한 딸 이네스(산드라 휠러)를 만나기 위해 이혼한 아내의 집으로 찾아간다. 하지만 그 자리는 딸의 생일을 앞당겨 축하하는 자리였고 아무 선물도 준비하지 못한 빈프리트는 이네스가 일에 치여 삶을 즐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그녀가 사는 부쿠레슈티로 가서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주려 한다.

대기업의 구조조정 일을 대신해주는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 이네스는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와 그렇지 않아도 잘 풀리지 않는 일 때문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버지 빈프리트는 결국 여러 가지 돌출 행동으로 그녀가 하는 일을 힘들게 하고 미안함 때문에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떠난 줄로만 알았던 그는 이네스의 곁에 아버지 빈프리트가 아닌 인생 코치 '토니 에드만'으로 다시 나타나는데.

'토니 에드만'은 감동적인 독일 걸작 영화로, 162분이 넘는 긴 시간에도 그 엉뚱함과 긴장감으로 인해 전혀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극중 아버지와 딸의 문제는 결코 독일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나라, 어느 문화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녔다.

이네스 역의 산드라 휠러는 이 영화가 코미디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사람들이 왜 코미디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녀의 말처럼 '토니 에드만'은 장르를 코미디로 분류한다는 사실이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즐겁게만 볼 수 없는, 한편으로는 관객의 감정을 먹먹하게 만드는 사실적인 드라마다. 마렌 아데 감독도 '토니 에드만'이 코미디가 아니며 슬프고 진지한 드라마라고 밝혔다.

마렌 아데 감독은 아버지 빈프리트가 토니 에드만인 척하며 딸 이네스 앞에 다시 나타나는 설정은 부녀 관계의 틀에서 벗어나 딸에게 다가가기 위한 아버지의 절박한 시도를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극중에서 이네스는 아버지 빈프리트가 자기 자신이 아닌 '토니 에드만'이라는 사람을 연기하는 것을 비난하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네스의 가식적인 삶도 연기나 마찬가지로 느껴지고 아버지 빈프리트의 의도와는 대비된다.

마렌 아데 감독은 또 불가리아의 '쿠케리' 인형을 쓰고 나타난 빈프리트를 이네스가 포옹하는 장면은 어린 시절의 아빠와 딸로 다시 돌아간 것을 표현한다며 빈프리트 역이 자신의 아버지와 미국 코미디언 앤디 카우프만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잊을 수 없는 마지막 장면 이후 이네스가 어떤 길을 갈지는 사실 관객들이 알 수 없다. 그것이 성장을 동반한 변화를 의미하든 아니면 다시금 제자리라는 것을 의미하든 중요한 것은 이네스가 그 일로 자신을 되돌아보았다는 사실이다.

해외 평론가와 관객들은 이 영화에 대해 대체로 찬사를 보냈는데, 영화는 '메타 크리틱'과 '로튼 토마토'에서 90점이 넘는 점수를 기록하며 현재 미국에서 잭 니콜슨과 크리스틴 위그 주연으로 리메이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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