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의 아들 Son of Saul', 나치 수용소라는 지옥에서 보내는 한 철

'사울의 아들'은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아들의 시신을 발견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헝가리 출신 라즐로 네메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는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비롯해 제73회 골든글로브와 제88회 아카데미의 외국어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네메스 감독이 이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은 2005년에 손더코만도 소속원들의 증언집을 접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독일어로 '특수반'을 뜻하는 손더코만도는 나치 수용소에서 시체 처리를 담당했던 유대인 포로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들은 동족의 시체를 처리하는 동안 자신들의 죽음을 지연시킬 수 있었다.

1944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 손더코만도로 일하며 죽음에 무감각해진 사울(게라 뢰리히)은 어느 날 가스실에 들어갔다 나왔음에도 죽지 않고 숨을 쉬고 있는 한 소년을 발견한다. 소년은 결국 나치 의사에게 질식당해 죽지만 의사는 소년이 어째서 가스실에서 죽지 않고 살아나왔는지 부검을 하려 한다.

그러나 소년을 자신의 아들이라 믿는 사울은 의사를 설득해 부검을 피하고 소년의 시신을 유대인식으로 묻어주기로 마음먹는다. 그러기 위해 사울은 수용소 내에 있는 랍비를 찾아내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사실 소년이 그의 아들인지도 불분명하고 유대인식 매장에 꼭 랍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사울의 동료들은 반란을 일으키기 위해 계획을 짜고 한편으로는 사진을 찍어 외부의 도움을 구하려는 시도도 이어나간다. 그런 와중에도 아들을 묻어주겠다는 사울의 결심에는 변함이 없다.

'사울의 아들'에 대한 해외 평론가와 관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충격적'이라는 데 모아진다. 이 영화가 그와 같은 반응을 이끌어낸 데는 영화의 형식이 큰 역할을 했다.

이 영화가 어떤 식으로 촬영되었는지는 첫 장면(아래 두 번째 영상)만 보아도 알 수 있는데, 그와 같은 촬영 방식은 네메스 감독이 2007년에 찍은 14분짜리 단편영화 '위드 어 리틀 페이션스'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다(아래 세 번째 영상).

네메스 감독은 영화 내내 주인공 사울의 시야와 신체 반경을 벗어나지 않는 촬영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그가 보는 것을 보고, 그가 듣는 것을 듣고, 그가 체험하는 것을 체험하도록 이끌었다. 폐소공포증을 강조하는 1.375:1의 화면 비율과 정밀하게 디자인된 음향은 그 효과를 극대화한다. 그럼으로써 영화는 관객을 나치 수용소의 가스실 문앞까지 인도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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