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이 잠든 밤 When the Angels Sleep, Cuando los ángeles duermen, 2018' 영화 후기, 예기치 못한 끔찍한 하룻밤

'천사들이 잠든 밤 When the Angels Sleep, Cuando los ángeles duermen, 2018'을 보았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인 이 영화는 스페인 스릴러 드라마로, 곤살로 벤달라(Gonzalo Bendala)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담당했습니다.

일에 치여 사는 보험회사 임원 헤르만(훌리안 빌라그란 Julian Villagran)은 출장 때문에 어린 딸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지 못해 아내 산드라(마리안 알바레즈 Marian Alvarez)에게 구박을 당합니다. 결국 아내의 성화에 못 이긴 헤르만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직접 운전을 해서 밤 늦게라도 집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헤르만은 졸음 운전 끝에 경찰에게 주의를 받고도 다시 운전을 하다가 시골길에서 10대 소녀인 글로리아(아시아 오르테가 Asia Ortega)를 차로 치고 맙니다. 약에 취해 있던 글로리아의 친구 실비아(에스터 에스포지토 Ester Exposito)는 그 우발적인 사고를 의도적인 살인 행위라고 생각하고 헤르만에게서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천사들이 잠든 밤'은 232만 유로의 제작비를 들여 스페인에서 2018년 9월에 공개한 작품으로 스릴러라기보다는 사실적인 드라마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영화는 한 평범한 가장이 하룻밤 사이에 실수로 사고를 내고 그것이 예기치 않게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불행한 사건을 다루는데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가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영화는 진부한 소재와 철학적인 주제의식, 그리고 단조로운 이야기로 다소 지루할 수도 있지만 주인공들의 어이없는 선택들로 인해 예측하기 쉽지 않은 전개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주조연의 등장인물들 모두 캐릭터의 깊이가 표면적이고 얕으며, 전개에만 집중하는 서사는 아쉬운 점입니다.

운명 같은 끔찍한 상황 속에서 주인공이 내리는 나쁜 선택은 관객의 양심도 시험하는 듯합니다. 곤살로 벤달라 감독은 평범한 사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써 관객을 도덕적 딜레마 속으로 이끕니다. 관객은 헤르만의 범죄에 반감을 가지면서도 그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는데, 의도적으로 헤르만을 압박감이 가득한 상황들에 노출시키고 실비아의 캐릭터를 공격성향이 과잉인 10대로 묘사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천사들이 잠든 밤'이라는 제목은 극중 산드라와 딸이 나누는 대화에서도 천사가 잠들면 사람들을 보호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헤르만과 실비아가 처한, 양심은 사라지고 짓궂은 운명의 장난과도 같은 상황들이 연달아 일어난 하룻밤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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