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홀 인 더 그라운드 The Hole in the Ground, 2019' 거대한 구멍의 무시무시한 비밀

폭력적인 남편을 떠나 어린 아들 크리스와 함께 아일랜드 시골의 외딴 집으로 이사를 온 사라. 어느 날 사라는 자신에게 야단을 맞고 집을 뛰쳐나간 크리스를 찾으러 근처의 불길한 숲으로 들어갔다가 그곳에서 마치 분화구 같은 거대한 싱크홀을 발견한다.

다행히 크리스는 무사히 찾았지만 그날 이후로 아이의 행동이 점점 이상해진다. 이웃에 사는 정신 나간 노파까지 경고를 하면서 사라는 크리스가 어쩌면 자신의 아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악몽과 두려움에 계속 시달린다. 

'더 홀 인 더 그라운드 The Hole in the Ground, 2019'는 아일랜드 저예산 공포영화로, 아일랜드 출신 리 크로닌(Lee Cronin) 감독이 공동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그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사라 역을 맡은 1992년 생 시에나 커슬레이크 (Seána Kerslake)는 더블린 출신으로 현재 아일랜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배우다. 어린 아들 크리스토퍼 역의 제임스 퀸 마키(James Quinn Markey)는 미드 '바이킹'에 출연했으며 이 작품이 첫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 외 '브레이브하트', '트로이', '벤허'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제임스 코스모(James Cosmo)가 출연한다.

'더 홀 인 더 그라운드'는 초자연적 가족 심리극으로, '나쁜 종자'(1956), '오멘', '샤이닝', '디센트'(2005), '이블 데드'(2013) 등 익숙한 과거의 공포 영화들에 대한 혼합과 오마주가 들어 있다. 2019년 1월 25일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초 상영 후 비평가들의 격찬을 받으며 올해의 '바바둑'이라고 불리기도 했고, 유럽의 동화에서 다른 아이와 바꿔친 아이를 뜻하는, 아일랜드와 켈트족의 체인질링(changeling) 전설과 신화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점이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운석이 만든 듯한 은유적인 거대한 숲 속 분화구는 기발하고 재미있으며 시에나 커슬레이크와 제임스 퀸 마키의 연기, 리 크로닌 감독의 효과적인 서스펜스 연출, 소름끼치고 불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사운드 디자인과 음악은 훌륭하다. 그러나 이야기 구조가 아닌 캐릭터 중심의 영화이긴 해도 익숙한 공포 장르의 설정들과 미스터리, 그리고 결말은 '바바둑'만큼 영리하거나 신선하지 못하고 다소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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