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목욕탕 Her Love Boils Bathwater, 2016'의 결말은?

'행복 목욕탕'은 나카노 료타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일본 가족 드라마다. 나카노 료타 감독은 전작 '캡처링 대디'에서 집을 나간 아빠의 죽음을 앞둔 자매의 이야기를 그렸는데 '행복 목욕탕'에서도 엄마의 죽음을 앞둔 딸과 아빠, 그리고 대안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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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남편이자 아빠인 가즈히로(오다기리 죠)가 1년 전 갑자기 사라진 이후 '행복' 목욕탕은 주인을 잃고 영업을 중단한다. 아내 후바타(미야지와 리에)와 중학생 딸 아즈미(스기사키 하나)는 서로를 의지하며 씩씩하게 살아가지만, 아즈미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후바타는 말기 암 판정을 받는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후바타는 탐정(스루가 타로)을 고용해 남편 가즈히로를 찾아내고 자신의 처지에 대해 털어놓는다. 다음 날 가즈히로는 아유코(이토 아오이)라는 어린 여자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가즈히로는 아즈미에게 아유코를 동생이라고 소개하지만 확실치는 않다.

후바타는 목욕탕 영업재개를 선언하고 가족이 다 같이 힘을 모아 목욕탕을 운영해 나가기로 한다. 얼마 뒤 후바타는 아즈미와 아유코를 데리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행을 떠나는데, 아즈미에게는 엄마 후바타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아픈 비밀이 있다. 하지만 가슴 아픈 비밀은 후바타에게도 존재한다.

나카노 료타 감독은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 아니라 비생물학적인 가족이라도 올바른 사람과 관계 속에서는 가족이라 할 수 있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가족은 한 지붕 아래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는 식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자신의 작품 속에는 항상 인물들이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장면을 넣는다고.

해외 평단과 관객들은 나카노 료타 감독의 오리지널 각본이 보는 이의 눈물을 쏙 빼놓을 정도로 감정적인 울림을 주지만 설정과 인물, 그리고 결말은 독창적이기보다는 다소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준다는 반응과 함께 영화 속 감성이 일본인들의 것일지 단지 나카노 료타 감독만의 것일지가 궁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나카노 료타 감독의 영화는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들과 비견될 만하지만 더 감정적이며 신파적이라는 평가다. 세상에 딸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엄마는 많지만 그토록 사려깊은 엄마는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런 점에서 후바타는 비현실적 인물이기도 하다.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것은 각본 탓도 있겠지만 배우들의 걸출한 연기가 큰 몫을 차지한다. 엄마 후바타 역을 맡은, 실제 아파 보이는 듯한 미야자와 리에와 딸 아즈미 역의 스기사키 하나의 연기는 심금을 울린다. 두 배우는 제40회 일본 아카데미상을 비롯해 일본의 여러 영화제들에서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휩쓸었다.

영화의 원제 '목욕물을 데울 정도로 뜨거운 사랑'은 엄마의 버림을 받았지만 자신의 사랑은 남김없이 가족에게 주고 가고 싶다는 후바타의 열망이 담긴, 충격적인 결말을 포함하는 중의적 의미의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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