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묘필기: 미이라의 부활 盜墓筆記, Time Raiders, 2016' 전 엑소 멤버 루한과 보보 정백연의 브로맨스 모험극

'도묘필기: 미이라의 부활'은 중국의 인기 웹소설 '도묘필기'를 이인항 감독이 스크린에 옮긴 액션 모험물이다. 각본은 원작자인 남파삼숙(필명)이 맡았다. 아래의 글은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다.

50년 전. 불멸의 삶을 원하는 코랄 과학의 핸드릭스는 불사술에 대한 기록이 담긴 24개의 동판 가운데 23개를 입수하고 마지막 동판을 찾기 위해 티벳 산속의 한 마을을 점령한다. 하지만 그는 장치링(정백연)이라는 신비한 인물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하는데, 그 마을의 장로는 장치링에게 동판의 위치와 비밀을 가르쳐주면서 인류를 구하기 위한 임무를 부여한다.

현재. 도굴꾼 집안의 우시에(루한)는 춘추전국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과부묘에서 고비 사막에 있는 사모릉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열쇠를 발견한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남긴 '도묘필기'를 통해 그곳에 '불사술'에 대한 비밀을 간직한 고대 탑목타국의 여주인이 묻혀 있음을 알게 된다. 이에 우시에는 삼촌과 함께 탐사팀을 꾸려 고비 사막으로 향하는데, 그 팀에는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전혀 늙지 않은 장치링도 함께한다.

한편 평생 사모릉을 찾아다녔으나 이제는 노인이 되어버린 코랄 과학의 핸드릭스는 우시에가 사모릉의 열쇠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고 아닝(마사순)이 이끄는 용병들을 보내어 그들을 뒤쫓게 한다.

영화 '도묘필기: 미이라의 부활'은 9권의 책으로 출간된 '도묘필기' 시리즈 중에서 5권 '충소귀성'과 시리즈의 속편 격인 '장해화'를 각색했다. '도묘필기'는 '도굴기록'이라는 뜻으로, 같은 이야기를 다루는 '도묘필기'(The Lost Tomb) TV 시리즈도 현재 방영 중이다.

중국판 '미이라'를 표방하는 듯한 '도묘필기: 미이라의 부활'은 그 야망에 비해 완성도는 한참 모자라는 편이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같은 할리우드의 동일 장르물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작품들에 비하면 독창성이나 연출의 디테일은 많이 부족하다.

또 스토리의 논리적 인과관계나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빈약하고 특히 장자의 '호접몽'에서 빌어온 내러티브를 넘나드는 두 주인공들의 플롯 연결도 매끄럽지 못하다. 하지만 1000년 이상을 살 수 있는 나무처럼 인간의 세포를 식물로 바꿔 영생을 얻게 한다는 '불사술'의 설정은 독창성이 돋보이며 대규모 세트와 미술, 소품 등은 꽤 볼 만하다. 이인항 감독은 영화의 프로덕션 디자인까지 담당했다.

중국팬들은 이 영화에 대해 '심용결: 잃어버린 전설'보다는 못하다는 반응이지만 그래도 호평이 많았다. 하지만 해외 평단과 팬들은 대체로 부정적 평가를 내렸는데, 돈과 시간의 낭비라는 반응과 함께 영화의 뒤죽박죽된 플롯과 스타일, 혼란스러운 결말과 VFX에 대해 혹평했다. 그리고 엑소의 전 멤버 루한이 맡은 캐릭터가 모험 영화 스타일과는 겉돈다는 의견과 사모릉의 유령도시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다는 불만도 있었다.

1억 7,500만 위안의 제작비를 들인 이 영화는 중국에서 10억 위안이 넘는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영화 공개 후 중국 내에서 영화의 액션씬에 비해 CGI와 3D 효과가 수준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이인항 감독은 자신이 원했던 결과물은 아니지만 촉박한 시간과 부족한 자금 및 인력 탓에 어쩔 수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의 CGI는 한국의 덱스터에서 담당했다.

한편 루한은 고소공포증이 있음에도 극중에서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장면들을 찍어야 했고 폭발 장면 때문에 이명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극중에서 루한과 정백연은 달콤한(?) 브로맨스를 보여주는데 중국에서는 원작소설이 BL에 속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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